오랜만에 시집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저도 시를 쓰는 사람이지만 자신있게 "이 시집은 꼭 필독하십시오." 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만큼 시를 쓰는 시인들의 경향도 개성이 더욱 뚜렷해졌고, 시를 읽는 독자들의 취향도 무척 다양하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시인과 시는 꼭 있게 마련입니다. 시대를 막론하고 어떤 의미로든 독자들에게 감동과 친근감을 주는 작품들이 사랑받는 것 같기도합니다.
시가 많이 읽히지도, 팔리지도 않는 것이 요즈음의 현실입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그래도 시는 詩인 것이지요. 시는 언제나 독자들의 사랑이며, 위안이며, 연정이며, 고백이며, 저항이며, 삶의 모습 그 자체인 것이 아닐까요? 읽을 만한 시가 없다고 투덜대 가면서라도 시를 읽읍시다. 정호승의<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시인이기도 하구요 아주 편안해(익숙해)보이는 작품들 틈으로 씹히는 맛이 꽤 여운이 있네요. 작품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쓸데없는 말을 부려놓느니, 감상은 여러분께 맡기는게 당연한 도리겠지요? 많이 알려져 있으며,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작품 한 편 소개하며 이만 줄입니다.
수선화에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출판사:열림원 출판년도:2003년도 가격:4,550원(인터넷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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