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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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나의 산문

아버지가 남긴 글과 글씨

금동원(琴東媛) 2016. 1. 9. 21:25

 

 

올해 85세이신 친정 어머니를 뵙고 돌아 오는 날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참 그립다. 살아계실 때에는 워낙 말씀이 없고 어렵기도 했던 (가까이 하기에는 조금 먼 그대처럼)  살갑고 다정다감한 분은 아니셨다. 그렇게 선이 굵고 대범했던 아버지의 모습 속에 감추어져 있던 자식들에 대한 애정을 부모가 되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우리 형제자매들은 동(東)자 돌림의 이름들을 가지고 있다. 이름의 가운데는 모두 같고 끝자리만 다른 이름이다. 그런 특성상 아버지께서는 이름을 부를 때의 어감만큼 이름이 지닌 뜻을 중요시 여겨 신중하게 이름을 직접 지으셨다고 한다.

우리들 사남매의 이름 끝자리(미(美), 권(權), 원(媛), 정(政)을 넣어 아버지께서 의미를 짓고, 붓글씨로 직접 글씨를 써서 만드셨던 작은 액자가 1975년의 것이니 벌써 40년 전의 것이 되었다. 붓글씨를 쓰실 때면 늘 그 옆에서 먹을 갈아드렸던 여중생이던 내가 벌써 중년을 넘어섰으니 세월 참 무상하다. 새삼 젊은 날의 푸른 아버지가 떠오르며 참 수려하고 아름답던 아버지의 필체와 먹을 갈던 나의 그 시절이 그립다. 가슴 뭉클한 그리움이 가득히 차오른다. (금동원)

 

 

人間은/ 월정 금익연

활화산적(活火山的) 정열(情熱)과 금강석(金鋼石)같은 의지(意志)로서 성실근면(誠實勤勉)하고

부단(不斷)한 노력(努力)과 집념(執念)으로 목표(目標)를 달성(達成)하여야 한다.

권력(權力) 정치(政治) 인간(人間)의 미덕(美德)과 원정(媛情)도 모두 이 책무(責務)의 대가(代價)이다

1975년 삼월 조춘(이른봄)

 

  *묘하게도 이 글과 글씨를 쓰셨던 계절적인 시기가 당신이 돌아가신 삼월 삼짓날 즈음이다.

 

 

 

22~23살 무렵 대학생 시절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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