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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詩

봄 청소/ 금동원

금동원(琴東媛) 2016. 3. 30. 08:41

 

 

 

봄 청소

 

금동원

 

어느 날 문득

집 안을 들여다보니 퇴락한 초가처럼

뒤숭숭하다

봄이 오신거다

침대 밑을 털어내고 노란 빛 침대 시트를 깔고

아무렇게나 쌓아 놓은 일상의 게으름을

제각각 제자리로 되돌려 보내 주고

무거운 옷치레도 깊은 서랍 속에 잠재운 뒤

액자에 쌓여 있는 무료함마저 털어내고 나니

사진 속 우리 식구들 모두 활짝 웃고 있네

 

 

-시집『 여름낙엽』( 2008, 월간문학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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