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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詩

이제 겨울이 오면 / 금동원

금동원(琴東媛) 2017. 12. 25. 23:04

이제 겨울이 오면  외 1편

 

금동원

 

 

나무와 잎새들

안녕,

바람이 건드려주면 유쾌한 리듬으로

안녕,

 

세월은 매년 똑같은 방법으로

누구나 아는 사실을 알려주고 흘러 가버린다

삶이란 언제나 각자의 자기 자리로 되돌아가는 것

짓궂은 인생!

 

가을 나무와 잎새를 가볍게 돌아가지 못한다

헤어져야 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서투른 미련이

웬만한 바람으로는 서로의 몸을

떨구어 떼어놓지 못한다

    

바람이 거두어 간 낙엽에는

홀가분한 천국의 그늘이 드리워져있지만

아, 저토록 처절하게 한 몸이 되어

생기를 잃고 시들어가는 꿈

    

퇴로가 막힌 패잔병의 절망처럼

슬픔도 없는 무미건조한 한기를 느끼며

이미 죽어버린 생의 한 미련이

 마지막 잎새로 처연하게 매달려 있다  

 

 

-『계간문예』,(2017, 겨울호-50호 특집호))

 

 

사진출처:photos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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