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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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시인의 詩를 읽다

역(驛) /한성기

금동원(琴東媛) 2018. 10. 29. 01:24

역(驛)

 

한성기(1923~1984)

 

 

푸른 불 시그낼이 꿈처럼 어리는

거기 조그마한 역이 있다

 

빈 대합실에는

의지할 의자 하나 없고

 

이따금 

급행열차가 어지럽게 경적을 울리며  

지나간다

 

눈이오고...

비가오고...

 

아득한 선로위에

없는 듯 있는 듯

거기 조그마한 역처럼 내가 있다

 

 

 -『문예』 (1952,05)

* 함남 정평 출생. <문예>와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그는 사물과 실재에의 겸허하고도 차분한 접근과 통찰을 통하여 경이로운 질서와 참신한 시적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시인. 시집으로 <산에서> <낙향이후> <실향> 등이 있으며, <호서문학> 동인이기도 했다.

 

한성기시전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