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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詩를 읽다

너에게 쓴다/ 천양희

금동원(琴東媛) 2019. 3. 31. 21:56

너에게 쓴다

 

천양희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길이 되었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

 

꽃 진 자리에 잎 피었다 너에게 쓰고

잎 진 자리에 새가 앉았다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일생이 되었다.

마침내는 내 생生 풍화되었다

 

 

-『시의 숲을 거닐다』,(샘터,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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