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저 자리에 깃든
금동원
아침 산책길
빈 의자 앞에서 서성거린다
텅 빈 저 자리에 깃든 슬픔
곁에 두고도 앉지 못하는 열망
머뭇거리는 일렁임 마음을 흔든다
흔들리는 빈 가지에 앉은
직박구리 소리 연약한 듯 날카롭다
밤 내내 잠 못 든 길고양이
앙칼지게 핏발진 눈동자에
검은 눈물이 그득하다
햇살은 서늘하게 피어올라 번져간다
잠시 서 있는 여기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순간의 존재를 바람이 툭 친다
자꾸 미련처럼 뒤돌아보는 빈 의자
-《시 속의 애인》, (2021, 서정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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