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침묵》
-법정 지음/ 샘터
○책 속으로
진리에 의지하고 사람에게 의지하지 말라. 뜻에 의지하고 말에 의지하지 말라. 지혜에 의지하고 지식에 의지하지 말라.... 내가 이와 같이 말한 것은 육안밖에 갖지 못한 중생들을 위해서이지 지혜의 눈을 가진 이를 위해서가 아니다. 진리라 함은 진리의 성품(실상)이고, 뜻이라 함은 영원해서 불변한 것이다..... (열반경 사의품)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다 행복하라
태평하라
안락하라.
어떠한 생물일지라도
겁에 떨거나 강하고 굳세거나
그리고 긴 것이든 큰 것이든
또는 조잡하고 거대한 것이든
눈에 보이는 것이나 보이지 않는 것이나
멀리 또는 가까이 살고 있는 것이나
이미 태어난 것이나 앞으로 태어날 것이거나
모든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마치 어머니가 목숨을 걸고 외아들을 아끼듯이
모든 살아 있는 것에 대해서
한량없는 자비심을 내라.
또한 온세계에 대해서
한량없는 자비를 행하라
위 아래로 또는 옆으로
장애와 원한과 적의가 없는 자비를 행하라.
서 있을 때나 길을 갈 때나
앉아 있을 때나 누워서 잠들지 않는 한
이 자비심을 굳게 가지라
이 세상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신성한 경지라 부른다. 《숫타니파타 145~151》
---181P~182P
입에 말이 적으면 어리석음이 지혜로 바뀐다. 입은 재앙의 문이기도 하므로 엄하게 지켜야 한다. 승찬 대사의 《신심명》 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말이 많고 생각이 많으면 진리에서 점점 멀어진다. 말과 생각이 끊어지면 어느 곳엔들 통하지 않으랴."
카톨릭의 사제인 토마스 머튼은 그의 <관상 觀想 기도》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침묵으로 상인들이 성장했고, 침묵에 의해 하느님의 능력이 그들 안에 머물렀으며, 침묵으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신비가 그들에게 알려졌다."
"많은 사람들이 열렬히 찾고 있지만 침묵 속에 머무는 사람만이 발견한다."
"많은 말을 즐기는 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그가 비록 경탄할 만한 것을 말한다 할지라도 내부는 비어 있다. 무엇보다도 침묵을 사랑하라. 침묵은 입으로 표현 할 수 없는 열매를 너희들에게 가져다줄 것이다."
마하트마 간디는 매주 월요일을 침묵의 날로 지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진리의 숭배자에게는 침묵이 정신 훈련의 한 부분이다."
"먼저 생각해라. 그런 뒤에 말하라. 이제 그만하라는 말을 듣기 전에 그쳐라."
"사람이 짐승보다 높은 것은 말할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부당하게 행사한다면 사람은 짐승보다 못하다."
"내 생의 순간마다 나는 침묵이 최대의 웅변임을 인식한다. 부득이 말해야 한다면, 가능한 적게 하라. 한마디로 충분할 때는 두 마디를 피하라."
아무리 사랑스럽고 빛이 고울지라도
향기 없는 꽃이 있는 것처럼
실천이 따르지 않는 사람의 말은
표현은 그럴싸해도 그 알맹이가 없다. 《법구경 51》
---137P~ 139P
한번 가버린 과거사나 아직 오지 않은 불확실한 미래를 두고 근심 걱정하지 말라.
우리는 '지금 여기서 이렇게 ' 산다.
禪은 현재를 최대한으로 사는 가르침, 순수한 집중과 몰입으로 자기 자신을 마음껏 살리는 일이다.
자, 이제 남의 책은 덮어두고 자기 자신의 책을 읽을 차례다.
사람마다 한 권의 경전이 있는데 그것은 종이나 활자로 된 게 아니다.
펼쳐보아도 한 글자 없지만 항상 환한 빛을 발하고 있다
○목차
1. 자기를 찾으라
나의 주인은 누구인가
마음, 마음, 마음이여
2. 죽이지 말라
살아 있는 것들의 행복을 위해
자비로운 자에게 복을
고기는 내 부모의 살
3. 존재의 실상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다
예배의 참뜻
왜 불평등한가
모든 자취에서 벗어나라
4. 가정과 사회 윤리
부모의 은혜를 아는가
함께 사는 이웃들
대가를 바라지 않는 선행
5. 소유에 대해서
세간과 출세간
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치듯
6. 파멸의 문
비겁한 사람들
윤회의 근원이 애욕임을 명심하라
허공에 뱉은 침은 자신에게
7. 동반자
몸에 그림자 따르듯이
머리카락이 희다 해서 장로인가
사랑도 미움도 두지 말라
8. 말과 침묵
말이 많으면
남에게 충고하려면
우레와 같은 침묵
9. 출가 수행
번뇌와 속박에서 떠나라
나도 갈고 뿌린 다음에 먹소
늘 깨어 있는 사람
출가자는 장례에 상관 말라
10. 중생이 앓기 때문에
차별이 없는 사랑
이웃은 내 복밭
보살의 덕
중생이 앓으니 나도 앓는다
11. 국가와 종교
왕은 고용인이다
독사 같은 자들
출가인은 왕에게 절하지 않는다
법으로써 다스리고 비법으로 다스리지 말라
12. 죽음에 대해서
강물은 흘러서 바다로
정진은 불사의 길
13. 해탈의 길
듣는 것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더없는 행복
어떤 것이 열반인가
무엇이 시급한 일인가
14. 선
마음 밖에서 찾지 말라
부처는 앉아 있지 않는다
자신을 더럽히지 말라
활짝 개인 하늘을
○법정 스님은 1932년 전라남도 해남에서 태어났다. 한국전쟁의 비극을 경험한 후 인간의 선의지를 고뇌하다가 대학 3학년 1학기 때 중퇴하고 진리의 길을 찾아 나섰다. 1956년 당대 고승인 효봉선사를 은사로 출가했다.1975년 본래의 수행승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송광사 뒷산에 불일암을 짓고 홀로 살기 시작했다.
1976년 출간한 수필집 『무소유』가 입소문을 타면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고 이후 펴낸 책들 대부분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수필가로서 명성이 널리 퍼졌다. 하지만 세상에 명성이 알려지자 1992년 다시 출가하는 마음으로 불일암을 떠나 아무도 거처를 모르는 강원도 산골 오두막, 문명의 도구조차 없는 곳에서 혼자 살아왔다. 1994년부터 순수 시민운동 단체인 ‘맑고 향기롭게’를 만들어 이끌었으며, 1996년 서울 도심의 대중음식점 대원각을 시주받아 이듬해 길상사로 고치고 회주로 있었다. 2003년부터 강원도 산골의 오두막에서 문명을 멀리하고 살던 중 폐암이 발병했다. 2010년 3월 11일, 길상사에서 입적하였다.강원도 생활 17년째인 2008년 가을, 묵은 곳을 털고 남쪽 지방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였다. 삶의 기록과 순수한 정신을 담은 법정 스님의 산문집은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고 있고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가를 영혼의 언어로 일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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