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대추나무
금동원
회임과 탄생, 끝없는 생명의 역사는
덧없이 오그라들고
하늘을 향해 치솟던 당당한 시절
꽃피울 권리와 열매 맺을 권리
모두 얽히고 꼬여
전설이 된 나무
흔든다고 흔들리다니요
살짝, 아주 살짝만 건드렸는데
후두둑 툭툭
주름지고 메마른 열매 다 떨어집니다
온몸으로 계절을 받아내며 품었던 시詩
까칠한 가시와 앙상한 뼈대
풋풋했던 초록을 기억하는 붉고 얇은 입술
서늘하고 달달했던 영광도
세월 참 무상하고 씁쓸합니다.
-월간 《순수문학》, ( 2022 9월 통권 3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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