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나의 詩

늙은 대추나무/ 금동원

금동원(琴東媛) 2022. 9. 16. 09:16

늙은 대추나무

 

금동원

 

회임과 탄생, 끝없는 생명의 역사는

덧없이 오그라들고

하늘을 향해 치솟던 당당한 시절

꽃피울 권리와 열매 맺을 권리

모두 얽히고 꼬여

전설이 된 나무

 

흔든다고 흔들리다니요

살짝, 아주 살짝만 건드렸는데

후두둑 툭툭

주름지고 메마른 열매 다 떨어집니다

 

온몸으로 계절을 받아내며 품었던 시詩

까칠한 가시와 앙상한 뼈대

풋풋했던 초록을 기억하는 붉고 얇은 입술

서늘하고 달달했던 영광도

세월 참 무상하고 씁쓸합니다.

 

-월간 《순수문학》, ( 2022 9월 통권 346호)

 

'나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과木瓜/금동원  (0) 2022.10.02
생의 집 청소/ 금동원  (2) 2022.09.20
고래, 하늘을 날다/ 금동원  (0) 2022.07.27
난청의 시대/ 금동원  (0) 2022.07.06
못에 대하여/ 금동원  (0) 2022.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