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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리풍의 사랑 노래
황 동규
내 그대에게 해주려는 것은 꽃꽃이도 벽에 그림 달기도 아니고 사랑 얘기 같은 건 더더욱 아니고 그대 모르는 새에 해치우는 그냥 설거지일 뿐. 얼굴 붉은 사과 두알 식탁에 얌전히 앉혀두고 간장병과 기름병을 치우고 수돗물을 시원스레 틀어놓고 마음보다 더 시원하게, 접시와 컵, 수저와 잔들을 프라이팬을 물비누로 하나씩 정갈히 씻는 것. 겨울 비 잠시 그친 틈을 타 바다 쪽을 향해 우윳빛 창 조금 열어놓고 우리 모르는 새 언덕 새파래지고 우리 모르는 새 저 샛노란 유채꽃 땅의 가슴 간지르기 시작했음을 알아내는 것. 이국(異國) 햇빛 속에서 겁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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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우리의 사랑은 어떠했는지... 주는 것보다 늘 받기를 원했던 건 아니였는지, 상대를 위한 배려보다는 내 방식대로 베풀지는 않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느꼈던 것은 아닌지, 오늘 밤에는 버클리 풍의 사랑 노래를 불러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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