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고양이
이 준주
날 도둑 고양이라 부르지마
무얼 훔친 적 없으니까
다만 먹다 남은 쓰레기 뒤진 죄밖에
삭막한 아스팔트 뒷골목에서
오직 살기 위해 몸부림칠 뿐
날 더러운 벌레보듯 하지마
내게도 한 켠의 보금자리 허용해 줘
당신들만 사는 세상은 아니야
그렇게 닦달하면 벼랑 끝 추락해
우리 없는 세상 당신들은 더욱 강팍해져
비록 지금 꼬질꼬질한 털옷 걸치고 있지만
아득한 그 옛날
천상의 신으로 추앙받던 시절이 있어
제발 날 내몰지 말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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