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너머
이혜안
그시절 그는
푸른 사람이였다
푸른 안경 너머 바라본 그 사람은
붉은 노을을 안고 있다
노을 만큼이나 따스한 미소가 정겨운
아주 가끔씩 술잔 속에 일렁이는 노래처럼
덩달아 푸른 사람이 그립다
그시절 나도 푸른 사람이라 했다
싱그러운 사과 향이 그립다고 했다
아주 가끔씩 식탁 옆에서
그는 나를 소녀라 부른다
안경 너머
염색약 묻은 손으로
은빛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서로를 푸른 나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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