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여행 이야기 108

설악산의 하루

2006년 미시령 터널이 개통된 이후로 서울에서 설악산까지 막히지만 않으면 3시간이면 충분하다.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개통된 서울-춘천간 고속도로는 터널만 30여개가 된다. 쉬지 않고 달리면서도 셀 수 없이 많은 산과 그 산을 뚫어 길을 만든 인간의 의지에 경의를 표하고 싶어진다. 오랜만에 미시령을 뚫고(?) 만난 설악산의 느낌은 한마디로 추억이다. 새로움보다는 기억 속의 따스한 설레임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들이 익숙하다.몇 컷 안되는 사진 속에서 그리움을 풀어 마음껏 웃고 돌아올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였다. (참치)

여행 이야기 2010.10.11

테디 베어 박물관

제주도 중문 관광단지에 있는 박물관에는 인형이라는 의미의 곰인형보다는 좀더 창의적이고 기발하며 혹은 매우 상업적인 테디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입장료 7000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기대반 그럭저럭반 정도의 작품을 관람하고, 사고싶은 기념품은 별로 없었다는게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시간이였다. 더구나 모든 여자아이들이 인형을 좋아한다는 가설은 잘못된 것이다. 인형은 모든 여자들의 로망이 아니며 그저 인형은 인형일 뿐이다. 인형처럼 귀엽고 사랑스럽고 늘 소유하고 싶어하는 정서적 충만감이 인형을 탄생하게 만든 하나의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성(여자 어린이 포함)과 인형의 관계는 남성중심적 사고에서 나온 상업적 판단에 의한 것은 아니였을까. 가장 인상적이였던 작품은 로뎅의 조각품을 페러디한 와 크림턴 구스..

여행 이야기 2010.08.05

비양도의 추억

제주도의 북쪽에는 한림읍이 있다. 그 곳엔 에머럴드 빛깔의 바닷색과 보드라운 은빛의 모래사장이 환상적인 협재 해수욕장도 있다. 협재 해수욕장의 해변가에 앉아 바라보면 마주 보이는 섬이 있는데 그 곳이 '비양도'이다. 생떽쥐베리의 에 나오는 코끼리를 먹은 보아뱀의 모습을 닮아 있는 흥미로운 섬이기도 하다. 이십분 정도 걸리는 배편은 하루 두 세번 왕복하며, 배삯은 3000원, 기다린 선착순으로 50여명만 탈 수 있다. 한적하고 소박한 마을은 때묻지 않은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마음이 행복해지는 평화로운 곳이다. 하얀 등대가 있는 오름 정상까지 50분 정도면 다녀올 수 있으며, 점심으로 먹는 보멀죽(다슬기류의 조개)은 별미이다. 바다의 향기가 입안에 그대로 전해진다.몇 해전 고현정과 조인성이 주연한 이..

여행 이야기 2010.07.28

황혼이 아름다운 이유

노을을 보면 자꾸 슬퍼진다는 오십대 때의 친정엄마가 생각납니다. 이토록 아름답고 황홀한 노을이 왜 행복하고 흥분되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슬프고 가슴 아린 것인지를 너무 뜨겁고 젊은 나이였기에 그 땐 그 감정을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알겠습니다. 삶의 터널을 지나 오면서 더욱 깊고 향기로워진 나이...지나간 세월의 그 아련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이제 그 나이가 되어 떠난 여행지에서 다시 한번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2010 제주도에서) (2010 제주도의 7월 여름, 애월읍 방향으로 달리면 나오는 해안도로의 노을 장면)

여행 이야기 2010.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