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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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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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원 시집《여름 낙엽》서평

금동원의 시집《여름 낙엽》 지난 연말 첫 시집을 출간한 금동원의 (월간문학 출판부)은 제목이 너무 재미(?)있어서 사온 책이다. 그림을 그리는 금동원 화백과 이름이 같기도 하고, 고향도 가까운 곳이라 이삼 일을 두고 읽고 있는데, 초년병 치고는 나름 맛이 있는 시들이 많다. 빼곡하다//한꺼번에 모두 걸어 나온다/어떤 놈은 빠르게/된통 설쳐대는 놈에게/숨죽이고 누군가의 등뒤로 숨은/다 살아 있지는 않은/입원중/아직 사망은 없다/그러나 다친 몸들이 더 많다/깊은 기억의 물길 속에 갇힌/그래서 꺼내볼 수 없는/포르말린에 생생히 방부된/사랑도 있다/첫키스의 맛은 달지 않아/문을 닫는 순간/한 줄로 가지런히 서 있는 일상//몇 줄 남지 않았다 - 수첩(전문) 통상 수첩을 사용하다 보면 매년 일일이 옮겨 쓸 수 없..

나의 소식 2009.06.06

금동원 시인<역사속으로>

역사 속으로 금동원 고향 조국이 그리워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마음이 어찌 정지용 시인뿐이었으랴 압천을 마주하고 격정과 복받침의 시를 토해낼 수밖에 없는 망국의 한을 가슴에 안고 저 아득한 구드레 나루터를 떠났던 백제의 혼과 얼이 깃든 숨결을 따라 길을 떠난다 시공을 지나온 역사의 넋에 말을 건네는 순간 대패를 밀던 목수의 우렁찬 기합소리 흙으로 깨달음을 빚어낸 도공의 물레 돌리는 소리 한 땀 한 땀 바느질 하듯 붓을 옮기던 담징의 벽화에 스며있는 얼룩진 땀 냄새가 오롯이 살아있는 법륭사에서 뜨거운 서러움이 내 영혼 속을 아리게 파고든다 까마득한 기억 한 켠의 낯익음들이여 바로 몇 천 년의 세월을 건너 내 가슴에 파고들며 들리던 그 한마디 *구다라 나이데스! 잘린 귀로 쌓아 올린 귀 무덤의 한 서린 울림이..

나의 소식 2009.06.06

지란지교(芝蘭之交)를 꿈꾸며 (유안진 作)

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 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열어 보일 수 있고, 악의없는 남의 얘기를 주고 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인품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때론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있을 정도면 괜찮고, 나의 ..

책 이야기 2009.06.06

월든(헨리 데이빗드 소로우 作)

설 명절이 며칠 안 남았습니다. 기축년을 맞이하고 흐트러졌던 마음을 다시한번 추스려 다짐해보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겠습니다. 집안 어른들이 돌아가셨거나 연로해질 수록, 맏며느리의 책임과 역활이 늘어가는 저처럼(?) 참한 일꾼들은 벌써 마음도 몸도 분주해지셨을 터이고, 설 연휴의 황금시간을 여유롭게 계획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여하튼 마이류 카페를 아끼시고(특히 책벌레방을 사랑하시는 회원님들) 응원하시는 모든 회원님들 새해 더욱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요. 설날 마이류 님들 서로 만나 윷놀이나 덕담이라도 주고 받을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희망사항) 아쉬움 뒤로 하고 오랜만에 가족들과 맘껏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라면서, 준비했습니다. 설날에 읽을 책이요.^^ 혹시 조용한 자신만의 시간을 낼 수..

책 이야기 2009.06.06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메리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도 지나갔습니다. 이제 2008년 무자년이 닷새 쯤 밖에는 남지 않았는데, 마음은 아직도 한없이 분주합니다. 그만큼 올해도 아쉬움이 많다는 반증일까요? 항상 새롭게 시작하는 첫마음은 충만함과 기대감으로 설레이지만, 보듬고 되돌이켜 보는 시간들은 늘 헛헛하고 미련이 많이 남습니다. 그래도 떠나 보낼 것은 보내야지요. 버릴 것은 버리고, 비울 것은 비우고, 마음으로 안아 줄 작은 품 하나면 충분하겠습니다. 홀가분하게 기축년을 새로 맞이해야죠.^^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때로는(사실은 아주 많이) 참 행복합니다. 젊은 날의 거칠고 팍팍하던 에너지들이 아주 부드럽고 넉넉해 집니다. 세상의 아름다움들이 새삼 보이기 시작하지요. 삶이 주는 희노애락의 지혜도 터득이 되어가는 듯하고...아닌가..

책 이야기 2009.01.14

여름낙엽(금동원作)

날씨가 무척 맵습니다. 하얗게 눈이 내리더니 땅이 꽁꽁 얼어붙을 만큼 동장군의 기세가 만만치 않습니다. 어릴 적 겨울은 삼한사온이 뚜렷하여 춥고 따뜻한 겨울 맛을 골고루 느낄 수 있는 정취가 있었는데...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 요즘은 겨울다운 겨울이 별로 없는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조금만 추웠다 싶으면, 뉴스시간 온세상이 시끄럽게 요란을 떨고 야단법석이지요. 사실 예전에는 코끝이 쨍해지도록 추운 날도 많았고, 학교가는 등교길의 빙판길이 장난이 아니였던 추억들, 처마끝에 매달린 고드름 따먹던 일, 눈사람을 만들어 대문앞에 세워둘 만큼 눈이 많이 내리던 겨울들(요즘은 눈이 덜 온다죠?) 꽁꽁 얼은 한강이나 공터 웅덩이에서 썰매나 스케이트를 타던 낭만, 연탄 가스 중독도 많았고, 두툼한 목도리와 장갑하며.....

책 이야기 2009.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