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이야기

피아노를 치는 리스트

금동원(琴東媛) 2015. 5. 21. 20:57

피아노를 치는 프란츠 리스트

요제프 단하우저, 1840

 

 

 

 

음악이 문학에 승리하는 순간

리스트 탄생 200주년(1811.10.22 출생)이 되는 해라 관심을 갖던 중 흥미를 끄는 그림이 있어 소개합니다. 오스트리아의 화가 요제프 단하우저(Josef Danhause)의 ‘피아노를 치는 리스트’입니다. 이 그림에는 당시의 내로라하는 작가와 음악가들이 등장해서 감상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림 중앙 피아노를 치는 인물이 물론 리스트입니다. 리스트가 바라보는 석고상은 그가 존경해 마지않은 베토벤이죠. 리스트의 발치에 앉아 그를 바라보는 여인이 그와의 사이에 세 자녀를 낳은 마리 다구 백작부인. 리스트의 머리 쪽에 서 있는 인물이 ‘세비야의 이발사’를 작곡한 로시니이고, 그가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인물이 음악기교에서 리스트에게 큰 영향을 준 파가니니입니다. 파가니니 옆에 책을 늘어뜨리고 있는 인물이 ‘레 미제라블’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랑받는 문호 빅토르 위고이고, 그 앞 소파에 앉아 있는 두 명 중 왼쪽 인물이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알렉상드르 뒤마 페르이며, 그 옆 인물은 쇼팽의 연인인 작가 조르주 상드인데 남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 쟁쟁한 인물들의 등장은 리스트가 다양한 사교활동을 펼쳤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리스트의 음악이 당대 문화계에 미친 영향력이 어떠했는가를 보여줍니다. ‘음악에 귀 기울이라’는 듯 뒤마의 책을 손으로 덮어버린 조르주 상드, 뒤마는 못마땅한 표정이지만 고개를 들어 흘깃 리스트 쪽으로 눈을 향합니다. 빅토르 위고는 이미 책을 늘어뜨린 채 지그시 리스트가 연주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심지어 상드는 책을 무참히도 밟고는 몸을 뉘어 리스트의 연주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그림을 두고 호사가들은 ‘음악이 문학에 승리하는 순간’이라고 말한답니다. 그렇다고 문학가들이 열을 올릴 것까진 없겠지요. 대문호 괴테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느님의 것, 그것은 모든 예술 중에서도 가장 추상적인 것, 즉 음악인 것이다."

http://blog.daum.net/spdjcj

 

 

리스트

리스트, Joseph Kriehuber가 제작한 석판화(1846)

리스트

 Ferenc Liszt

 

출생

1811. 10. 22, 헝가리 라이딩

국적

헝가리

 

대표적 작품으로 12개의 교향시와 2개의 피아노 협주곡, 여러 개의 종교 합창곡, 헝가리 광시곡, 다양한 피아노 독주곡 등이 있다. 당대 최고의 거장 피아니스트였던 리스트는 피아노 연주기법을 혁신시켰고, 오늘날 보편화된 '피아노 독주회'를 최초로 만들어냈다. 피아노를 위한 새로운 작곡 기법들을 고안해냄으로써 근대 피아노 연주법에 중대한 기초가 되었다. 서로 다른 형태를 띤 1~2개의 주제가 작품 전체의 기초로 사용되는 관현악을 위한 교향시와 '주제 변형'이라는 기법을 고안하기도 했는데 이것은 바그너 악극의 주도동기 를 낳게 했다. 그는 또한 당대의 화성 어휘를 주목할 만하게 넓혔으며 만년의 작품 중 일부는 20세기 화성을 예견하기도 했다(→ 무조성). 당대의 주도적인 예술가와 사회 명사들과 사귀었고,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나 루트비히 판 베토벤, 프란츠 슈베르트를 비롯해 그때까지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던 대가들의 음악과 엑토르 베를리오즈, 로베르트 슈만, 리하르트 바그너 같은 동시대 작곡가들의 작품 연주를 촉진시키는 데 기여했다. 또한 그는 노르웨이 작곡가 에드바르드 그리그, 러시아의 밀리 발라키레프, 알렉산드르 보로딘, 프랑스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 등 젊은 작곡가들을 도왔고, 훗날 많은 피아노 거장들로 성장한 여러 제자들을 가르쳤다.

 

700곡이 넘는 작품 외에도 리스트는 프레데리크 쇼팽, 헝가리 집시 음악, 바그너의 〈로엔그린〉·〈탄호이저〉, 존 필드의 야상곡, 로베르트 슈만의 리트, 바이마르의 괴테 기금 등에 대한 책을 썼다. 출판된 그의 논문이나 편지들도 몇 권의 분량이 되었다. 당대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었으며 혁신적인 성향으로 인해 사람들의 공격 대상이 되거나 화려함과 허세로 질투를 받기도 했다. 리스트는 오랫동안 화려하기만 하고 내용은 없는 작곡가로 여겨졌지만, 근래에 들면서 당대 음악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키고 이후의 여러 변화들을 예견한 작곡가로서 새로운 평가를 받게 되었다. 비트겐슈타인 후작 부인의 말대로 '리스트는 미래를 향해 창을 내던진 인물'이었다.

H. Searle 글/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b06r3120b(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