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詩) 이상(李箱, 1910~1937) 역사(役事)를 하노라고 땅을 파다가 커다란 돌을 하나 끄집어 내어놓고보니 도무지어디선가 본듯한생각이 들게 모양이생겼는데 목도(木徒)들이 그것을 매고나가더니 어디다갖다버리고온모양이길래 쫓아나가보니위험하기짝이없는 큰길 가더라. 그날밤에 한소나기하였으니 필시 그들이 깨끗하게씻겼을터인데 그 이튿날가보니 변괴(變怪)로다 간데온데없더라. 어떤돌이와서 그돌을 업어갔을까 난참이런 처량한 생각에서 아래와같은작문을 지었다. "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한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차례에 못올 사랑인줄은 알면서도 나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다. 자그러면 내내어여쁘소서." 어떤돌이 내얼굴을 물끄러미 치어다보는 것만 같아서 이런시는 그만 찢어버리고 싶더라. -『카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