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계간문예 9

비문증飛蚊症/ 금동원

비문증飛蚊症 금동원  나이가 든다는 것은봄날의 화사한 꽃나무 사이로꽃잎 흩날리듯마음의 창에 떠다니는 구름 한 조각 희망으로 얹혀놓는 일 배추흰나비 한 마리봄바람 꽃밭 속을 제 마음대로 날아다니며앉을 곳 찾아 떠다니고 팔랑거릴 때눈앞은 늘 그리움으로 아득해진다 어느덧 자유로워진 영혼은흐려진 안목과 치우친 균형 사이를 어른거리며 쏘다닌다불쑥 번개 같고 가끔 문학적이다불편하지만 함께 가야 할 시우다  -《계간문예》, (2024,여름호 , 통권76호)

나의 詩 2024.08.03

2023 무크지《상상탐구》9호

아픈 손가락   금동원  거짓과 진실은떳떳한 손의 앞뒤를 닮아손등은 찬사와 미화된 감동으로 매끈하지만손바닥은 미세하게 긁힌 상채기로 움켜쥔 주먹을 만들기도 한다 ‘알아요. 사실을’머리로 이해하는 이성적 끄덕임은 거짓일까?‘내가 다 알아요’가슴에 얹힌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작은 진실은 슬픈 노래야 머리에서 가슴까지 거리는거짓에서 진실까지의 거리와 닮았다 차가운 머리와뜨거운 심장이 만나다짐하고 다듬고버티고 버텨찢기고 피 흘렸던아물린 푸른 빛의 흉터는 사라지지 않을 아픈 손가락이다  결이 다른 나무  마주하다 보니 알겠다헤겔의 변증법적 대화로도결이 너무 다른 나무는각자의 삶 속에 서로의 진리와 열망을 투명하게 담을 수 없음을 어리석고 오만했던 눈먼 지혜와 오류 속에잠시 스쳐 가는 인연은 끝내 함께 머무를 수 없..

나의 소식 2023.07.16

비 오는 한림해안에서/ 금동원

비 오는 한림해안에서 금동원 갈매기 날아들어 배회하는 해안 길모퉁이 비에 젖은 찻집 문을 무심히 연다 봄빛 녹아든 따스한 찻잔에 담긴 우울 길 가던 나그네 되어 해 질 녘까지 서늘한 물멍에 빠진다. 비 내리는 바다는 차분하다 힘을 빼고 앉은 고요한 침묵으로 아득히 떠 있는 수평선 끝자락의 환상은 빗물이 스며들며 소리없이 풍요롭다 유리 통창 밖으로 펼쳐지는 회색빛 구름 속으로 내려앉는 주홍빛 노을 문득, 어느 하루의 젖은 낭만이 시간이 멈춘 기억의 바다를 노래한다 -《계간문예》,(2023 여름호 통권 72호)

나의 詩 2023.06.24

분위기란 이렇게 만들어지는가/ 금동원

분위기란 이렇게 만들어지는가 금동원 며칠 전 꽃시장에서 사 온 프리지어 화분 꽃대에 갓 솟아오른 노란 꽃봉오리 여린 줄기 이리저리 휘어지며 흔들린다 흔들린다는 것은 중심을 잡기 위한 몸부림이다 빛나는 아름다운 몰입 분위기란 이렇게 만들어지는가 줄기들 꼿꼿해지며 어느새 잔잔한 우아함으로 들뜬 프리지어가 활짝 웃는다 이제 태도와 의미를 버린다 노란빛의 우주적 이끌림에 마음은 하염없이 따뜻하고 포근하다 -《계간문예》 (2023 여름호 통권 72호) 사진출처:농기자재신문

나의 詩 2023.06.23

난청의 시대/ 금동원

난청의 시대 금동원 당신을 듣는다는 것은 당신에 대해 말하는 것보다 힘들게 인내하는 일입니다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는 귓바퀴에 걸려 넘어지고 말이 될 수 없는 언어는 연소되지 못한 굴뚝 속 연기처럼 뿌연 회색빛으로 흩어집니다. 거기 그대와 함께 있었습니다 강물이 흐르고 있었으나 바람도 함께 불고 있었으나 진실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난청의 시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은 당신을 사랑하는 것 보다 훨씬 힘이 드는 일입니다 -《계간문예》, (2022 여름호 통권 68호) 사진출처: 두 마리의 새

나의 詩 2022.07.06

못에 대하여/ 금동원

못에 대하여 금동원 잘 걷다가도 우리는 넘어진다 힘없이 꺾이고 부서진다 부서진 뼛조각을 감싸는데 필요한 것은 못이다 못은 날카롭지만 단단하게 상처를 지탱하고 녹슬기 쉽지만 새 뼈를 만들며 부드럽게 주변을 껴안는다 모진 아픔이라는 견딤을 통해 더 견고하게 결합하고 다시는 쪼개지거나 부러지지 않는 유연한 화합을 이뤄낸다 통증의 아린 기운이 삶을 통과해 공포와 슬픔을 전하는 동안 뼈에 스민 못은 녹아들며 성숙해진다. 용서와 사랑의 노래로 절망을 치유한다 스스로 진액을 뿜어내며 기쁘게 부활한다 -《계간문예》, (2022 여름호. 통권 68호)

나의 詩 2022.06.27

2017 무크지 <상상탐구> 3호

눈시리게 투명한 날, 그런 날 외 1편 금동원 벗꽃이 지고 있다 바람 한 점 없는 어느 봄 날 눈 시리게 투명한 날, 그런 날 요양원에 계시는 시어머니는 어린 계집아이처럼 점점 천진해지고 통통하게 살이 오른 복사빛 볼 회춘의 자리 짓물러 얼룩진 눅진한 생명의 자리 벗꽃도 지다가 다시 피어나는 자리 시간도 흐르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서 있다 생로병사의 뜻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아 자연을 거스르지는 말자고 결심해보지만 지는 꽃을 다시 피울 수만 있다면 보고픈 얼굴 한 번만 더 볼 수 있다면... 낙화의 아련하고 슬픈 고요를 점점 멀어져가는 목숨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벗꽃이 지고 있다 하얀 무덤 같은 어느 봄 밤 꽃잎 다 사라지면 연한 초록 잎 다시 돋아날까 - 2017 무크지『상상탐구』제3호, (20..

나의 소식 2017.07.13

금동원 제3시집『우연의 그림 앞에서』

출처: http://cafe.daum.net/quarterly2015(계간문예 카페) 우연의 그림 앞에서 금동원 오, 설레는 예감 우리는 아주 까마득한 억겁 년 전 아마도 어깨를 스치며 바람처럼 무심코 초점없는 눈빛을 섞고 지나쳤던 것인지도 몰라 다른 공간의 다른 시간에서 같은 공간의 같은 시간에서 다른 공간의 같은 시간에서 같은 공간의 다른 시간에서 윤회의 바퀴를 멈추고 시간이 웃는 오늘, 우연이란 이름으로 퍼즐을 맞출 때 그 날이 떠오르고 그 곳이 생각나고 선명한 향기로 남은 기억의 빛깔 우리는 분명 알 수 없는 그날 그 곳에 함께 있었던 거지 ○해설 - 성찰의 힘, 삶의 풍경 금동원 시인의 시에서 우리가 발견한 핵심 중 또 하나는 '너/나' 그리고 '우리'라는 우주 속에서의 삶에 대한 명상이다. '..

나의 소식 2015.11.22

<시평> 금동원의 [바벨탑의 후예들]

표절이냐 안표절이냐 -정성수(한국문인협회 시분과회장) ... (상략)... 다음 시를 살펴보자. 사람은 정말 위대한 짐승 아닙니까 신을 만든 것도 신을 무너뜨리는 것도 우리가 하는 헛짓중에 하나잖아요. 인간이란 이름으로 우리가 할 수 없는 건 이 세상에 없는 걸로! -금동원「 바벨탑의 후예들」 부분 이 작품은 '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바벨탑'의 자손들, 즉 현재의 우리 인간들에 대한 신랄한 비판시이다. 지상에서 인간이 쌓아올린 '바벨탑' 은 하늘의 신에 대한 일종의 도전이었다.이 시는 '너희들도 신에게 도전하는 것이냐?' 라는 비판의 메세지를 담고 있다. 프랑스인들이 즐겨먹는 촉새의 일종 '오르톨랑' 요리의 잔인함에 대한 시적 고발이다. 시적화자는 '사람은 정말 위대한 짐승 아..

나의 소식 2015.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