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책 이야기 473

고요한 읽기/ 이승우

《고요한 읽기》-이승우/ 문학동네   “그때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 바로 ‘흩어져 있는 것을 한데 모으기’,즉 생각하기다.”고요한 몰두를 통해 얻어낸 소설가 이승우의 생각들작가 인생 43년, 소설쓰기로 인생에 복무하는 작가 이승우. 그의 작품세계를 대표하는 두 개의 기둥인 ‘종교적 실존’과 ‘문학적 실존’ 위에 지은 집 같은 산문집을 펴낸다. 『고요한 읽기』는 작가가 제안하는 하나의 읽기 방식이자, 그 방식이 불러일으킨 생각을 정리한 문학에세이, 그간의 소설 작업에 대해 스스로 붙인 “주관적 주해” 혹은 창작론, ‘쓰기-읽기-살기’가 빚은 한 작가의 초상이라 할 수 있는 책이다. 왜 쓰는가, 어떻게 문학을 할 것인가에 대해 구도자처럼 몰두해온 그가 선택했던 이 방식은, 다만 문학작품에 국한되는 것은 ..

책 이야기 2024.10.09

허송세월/ 김훈

《허송세월》-김훈/ 나남  ◎책 속으로 나는 오후에 두어 시간쯤 햇볕을 쪼이면서 늘그막의 세월을 보낸다. 해는 내 노년의 상대다. 젊었을 때 나는 몸에 햇볕이 닿아도 이것이 무슨 일인지 알지 못했고, 나와 해 사이의 공간을 들여다보지 못했다. 지나간 시간의 햇볕은 돌이킬 수 없고 내일의 햇볕은 당길 수 없으니 지금의 햇볕을 쪼일 수밖에 없는데, 햇볕에는 지나감도 없고 다가옴도 없어서 햇볕은 늘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 온다. 햇볕은 신생新生하는 현재의 빛이고 지금 이 자리의 볕이다. 혀가 빠지게 일했던 세월도 돌이켜보면 헛되어 보이는데, 햇볕을 쪼이면서 허송세월할 때 내 몸과 마음은 빛과 볕으로 가득 찬다. 나는 허송세월로 바쁘다.--- p.43 「허송세월」중에서 말은 고해를 건너가는 징검다리가 아니다. ..

책 이야기 2024.07.06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카프카 드로잉 시전집 프란츠 카프카/편영수 옮김/ 민음사 ◎책 소개 “나와 관계가 없거나 나를 놀라게 하지 않을 구절은, 단 한 줄도 없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프란츠 카프카(1883~1924년) 사후 100주년을 맞아 시 116편과 드로잉 60개를 수록한 카프카 드로잉 시전집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이 민음사 세계시인선 58번으로 출간되었다. ‘한독문학번역상’을 수상하고 ‘한국카프카학회’ 회장을 역임한 편영수 명예교수의 번역으로 소개되는 국내 최초 카프카 시전집이다. 1부는 고독, 2부는 불안, 불행, 슬픔, 고통, 공포, 3부는 덧없음, 4부는 저항, 그리고 5부는 자유와 행복의 모티프를 중심으로 묶었다. ◎출판사 리뷰 진실의 길은 공중 높이 매달려 있는 ..

책 이야기 2024.03.06

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

《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 -세계적 가족 심리학자 버지니아 사티어의 15가지 양육 법칙 -버지니아 사티어 저/강유리 역 | 포레스트북스 세계적 가족 심리학자, 가족치료의 1인자 버지니아 사티어의 역작이자 누적 부수 100만 부를 돌파한 책 『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원제: The New peoplemaking)』가 국내에서 출간되었다. 유수의 언론과 아동, 청소년 전문 교육자와 심리학자들이 극찬하는 이 책은 1988년에 첫 출간된 이후 전 세계 15개국에 번역 출간되었으며, 40년 넘게 아마존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킨 전설적인 육아의 바이블로 통한다. 세계적 가족 심리학자이자 가족치료의 1인자인 이 책의 저자 버지니아 사티어는 모든 부모에게, 육아를 할 때는 부모와 가정이라는 정체성부터 단단히 확립할 ..

책 이야기 2024.01.27

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허진 역/ 다산책방 《타임스》 선정 ‘21세기 출간된 최고의 소설 50권’ 중 하나이자 영화 「말없는 소녀」의 원작 소설 문학의 나라 아일랜드, 그곳에서 현재 최고의 주목과 찬사를 받는 작가가 있다. 러시아의 문호 안톤 체호프, 같은 아일랜드 작가 윌리엄 트레버와 견주어지며 국제 문학계의 떠오르는 별로 꼽히는 소설가 클레어 키건의 이야기다. 섬세하고 감동적인 필체로 유명한 키건은 24년의 활동 기간 동안 펴낸 단 4권의 책으로 전 세계 유수의 문학상을 휩쓸며 천재 소설가라는 칭호와 함께 평단의 찬사를 받아왔으며 특히 지금, 세계의 독자들에게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마침내 처음 번역 출간되는 키건의 책 『맡겨진 소녀』는 2009년 데이비 번스 문학상을 수상한 작..

책 이야기 2024.01.22

이처럼 사소한 것들/클레어 키건

《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홍한별 역/ 다산책방 2023년 4월 국내에 처음 소개된 『맡겨진 소녀』로 국내 문인들과 문학 독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은 클레어 키건의 대표작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 다산책방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작가가 전작 『맡겨진 소녀』 이후 11년 만에 세상에 내놓은 소설로, 자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거장의 반열에 오른 키건에게 미국을 넘어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다. 2022년 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르고, 같은 해 오웰상(소설 부문), 케리그룹 문학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휩쓸었으며, 특히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아름답고 명료하며 실리적인 소설”이라는 평을 보내며 이 소설이 키건의 정수가 담긴 작품임을 알렸다.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과 언론의 호평을 받으며 베스트셀러에..

책 이야기 2024.01.14

사랑은 외롭고 쓸쓸하지만 가볼 만한 길이다

《사랑은 외롭고 쓸쓸하지만 가볼 만한 길이다》 금동원 | 답게 ◎책 소개 아련하게 뒤돌아보니 희미하게 찍힌 아쉬움과 그리움의 흔적들 시로 등단하여 20여년째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금동원 작가의 첫 번째 산문집 『사랑은 외롭고 쓸쓸하지만 가볼 만한 길이다』가 출간되었다. 일상에서 새롭게 만난 나와 세상을 바라보면서 얻은 깨달음과 영화에서 배운 삶의 감회들, 책들 속에 담긴 인생길 교훈과 단상들을 엮었다. ◎목차 1부 공방 가는 날/ 벚꽃이 전하는 말/ 광화문 연가/ 힘을 뺀다는 것 달항아리의 꿈/ 목매달/ 효부 이야기/ 김씨 가족 이야기(Kim’s Family) 명절 일기/ 어머니! 안녕히 가십시오/ 혼자 눕는다는 것에 대하여 2부 칼프에서 첫사랑을 만나다/ 오사카 관망기(觀望記)/ 영국 날씨 등 ..

책 이야기 2023.12.24

제주도우다/ 현기영

◎책 속으로 “작가가 되고 싶었는데, 이 만년필로 글을 쓰고 싶었는데, 아아, 글을 쓰고 싶었는데 그만 벽에 부딪히고 말았주. 글을 쓸 수가 없었어. 먼저 그 참사에 대해서 쓰지 않고서는 다른 글을 쓸 수가 없다는 걸 깨달은 거라. 아아, 영미야, 창근아, 이 할아비는 육신은 살아 있지만 영혼은 죽은 거나 다름없다. 그 사건 이후론 모든 것이 헛것으로 만 보이는 거다. 모든 것이 헛것이고 그 사건만이 진실인데, 그 이야기를 써야 하는데, 그건 당최 무서워서 엄두가 나질 않았던 거다…… 그래, 오냐오냐, 이제 그 얘길 해보자! 영미야, 창근아, 이 만년필을 줄 테니 받아라. 정두길 선생이 나한테 이 만년필을 줄 때는 내가 살아남아서 그 참사에 대해 써주기를 바랐을 것이다. 그래, 나를 대신해서 너네들이 해..

책 이야기 2023.12.20

이승우의 사랑/ 김주연

《이승우의 사랑》 -김주연/ 문학과 지성사 ◎목차 1부 사랑에 대한 질문 1. 왜 사랑인가 문제의 발단 사람의 사랑 사랑과 폭력 2. 사랑에 대한 전설 사랑, 복잡화된 사물 사랑의 생애와 의문 어둠과 부드러움 사랑의 파국, 그 생산성 3. 신화 만들기 신화란 무엇인가 기독교, 신화인가 기독교 신화설과 폭력 소설도 신화인가 다시 사랑, 그리고 구원 2부 욕망과 불안의 사랑 1. 세상과 소설 세상의 부패, 타락, 단절 세상 속에서 글쓰기 2. 욕망과 성 성과 세상 성과 욕망 아버지와 집 죄의식, 그리고 불안 3. 성性과 성聖의 혼유混侑 의도된 혼유, 혹은 변형 불안의 지속―집, 아버지 3부 사랑, 내려오다 1. 성과 사랑 성과 사랑의 분리 성적 타락의 아이러니 사랑에서 사랑으로 2. 사랑 바깥의 사랑 독립된..

책 이야기 2023.10.11

김혜순의 말

《김혜순의 말》- 글쓰기의 경이 -김혜순/황인찬 인터뷰/ 마음산책 “시는 인간 존재를 다른 곳으로, 더 나은 곳으로 이끕니다” 경계를 무너뜨리며 흘러넘치는 목소리 ‘시인들의 시인’ 김혜순의 삶과 글쓰기에 대하여 40년 넘는 시력으로 한국 현대시의 저변을 넓혀온 김혜순 시인의 인터뷰집 『김혜순의 말』이 출간되었다. 황인찬 시인이 인터뷰어로 참여하여 2022년 1월부터 7월까지 서면으로 주고받은 대화를 묶은 책이다. 시란 무엇이고 시인이란 무엇이어야 하는지뿐 아니라 삶과 예술에 대한 폭넓은 사유를 두 시인의 밀도 높은 언어로 담고 있다. 육체성과 타자성, 죽음과 고통, 가족과 시대의 억압, 여성으로서의 글쓰기 등 김혜순의 작품 세계에서 도드라지는 주제 의식들을 그의 생애와 겹쳐 살펴볼 수 있는 유일한 책이기..

책 이야기 2023.08.21

황토/ 김지하

대학시절 김지하는 우리들에게 영웅이자 투사였다. 세대가 확연히 다른 1941년생이였지만 그는 20대에 4.19와 5.16을 직접 몸으로 겪고 그 시대의 굴곡진 현대사와 생명이라는 존재의 펄덕거림과 피끓음을 시(글)을 통해 이야기했다. 그런 그의 활화산같이 뜨겁고 황톳길 같은 시는 눈물겹고 척박한, 거칠고 불안한 삶의 한 가운데서 끝내 살아가야하고 살아야만하는 우리들을 대변하는 하는 듯 했다. 대학시절 우리는 민주화와 광주 사태에 대한 무기력한 분노와 참담함으로 교내 데모나 흉내내는 정도였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답답함과 운동권은 아니였지만 시대에 대한 젊음의 무기력한 부채의식과 절망감으로 모두 힘들어했다. 캠퍼스 안에서 수업을 거부하고 교문 밖으로 나가보려는 학생들의 분위기에 각 학과의 교수들은 전..

책 이야기 2023.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