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여름낙엽 36

사랑은 외롭고 쓸쓸하지만 가볼 만한 길이다

《사랑은 외롭고 쓸쓸하지만 가볼 만한 길이다》 금동원 | 답게 ◎책 소개 아련하게 뒤돌아보니 희미하게 찍힌 아쉬움과 그리움의 흔적들 시로 등단하여 20여년째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금동원 작가의 첫 번째 산문집 『사랑은 외롭고 쓸쓸하지만 가볼 만한 길이다』가 출간되었다. 일상에서 새롭게 만난 나와 세상을 바라보면서 얻은 깨달음과 영화에서 배운 삶의 감회들, 책들 속에 담긴 인생길 교훈과 단상들을 엮었다. ◎목차 1부 공방 가는 날/ 벚꽃이 전하는 말/ 광화문 연가/ 힘을 뺀다는 것 달항아리의 꿈/ 목매달/ 효부 이야기/ 김씨 가족 이야기(Kim’s Family) 명절 일기/ 어머니! 안녕히 가십시오/ 혼자 눕는다는 것에 대하여 2부 칼프에서 첫사랑을 만나다/ 오사카 관망기(觀望記)/ 영국 날씨 등 ..

책 이야기 2023.12.24

한국 현대시를 빛낸 시인들

사막에 가자 금동원 그리움을 만나러 가자 지난 것들에 대한 목소리를 듣고 잃어버린 가슴을 찾아 엉켜버린 실타래의 마음 길을 풀고 힘겹게 엮어 놓은 나의 역사를 위해 새로 만든 이정표를 따라 사막에 가자 외로움을 묻으러 가자 눈 깜짝할 새 사라져버리는 신기루처럼 다가갈수록 멀어져가는 혼돈과 무질서의 근원을 버리고 사랑으로 읽히는 별의 길을 따라 다시 사막에서 만나자 어느새 모습을 바꾼 내 안의 나 바람아 쓸어가라 방향을 잃고 흔들리는 방 욕망을 날리고 온전히 떠나자 죽은 사유와 썩은 의지를 버리고 텅빈 사막에서 다시 시작하자 -《한국 현대시를 빛낸 시인들》,( 2023, 도서출판 책나라)

나의 소식 2023.10.25

되돌이표/ 금동원

되돌이표 금동원 저녁노을로 변해가던 햇살이 무지갯빛 공중돌기, 찰나의 마법으로 돌고 돌아 되돌이표 찍는 하루가 완성되면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져 있던 갯벌이 발효된 밀반죽의 질감으로 부풀어 오르고 찰진 바다의 비밀스런 탄력이 고개를 든다 소소한 일상들이 소리없이 튕겨 오르고 음양오행의 원리가 손금처럼 얽혀 순환하는 강화도에서 의미를 부여하며 본질은 그대로 가치있는 삶이 돌아오는 시간 반복이, 반복하며, 또 반복을 낳고 해와 달 그리고 별과 꿈 우리는 우주의 한 가운데 서 있다 -『우연의 그림 앞에서』, (계간문예, 2015)

나의 詩 2022.04.21

나의 죽음은 어디쯤 와 있는가/ 금동원

나의 죽음은 어디쯤 와 있는가 금동원 죽음이 너무 가깝다 편의점처럼 넘쳐나는 장례식장과 발에 채이듯 쌓여가는 시신들 슬픔 없이 고인의 명복을 빌고 부의금의 액수로 정해진 죽음의 무게 나는 무엇을 위해 지금 숨 쉬고 있을까 벽에 걸린 죽음을 구경하고 책에 쓰인 죽음을 읽어가고 유행가처럼 들려주는 흔한 애도의 노래와 영화 세트장처럼 비현실적인 죽음의 현장들 삶 속에서 함께 호흡하는 죽음은 오롯한 생명체 나의 죽음은 어디쯤 와 있는 것일까 소낙비처럼 함박눈처럼 일기예보를 알려주듯 새벽에 눈비비면 떠오르는 죽음 속보 인터넷 검색어로 매일매일 채워지는 죽음 잠시 슬퍼하고 미친듯 동요하고 연속극처럼 휩쓸리다가 곧 잊혀져버리는 죽음들 나의 죽음은 지금 어디까지 와 있을까 어디쯤에서 나를 지켜보며 어떤 방법으로 나를 ..

나의 詩 2022.03.01

동행.2 /금동원

《동행.2》 -장애인 안내견 금동원 " 다음에 내리실 역은 급행열차로 갈아타실 수 있는 환승역입니다." 누가 먼저 안내방송을 들었던 것일까 침착하고 차분하게 서로의 손을 잡고 서있는 풍경이 아름답다 스르르 전철 문이 열리자 여섯 개의 발이 동시에 걸어나간다 모두들 넋이 빠져 교차하는 아수라장의 번잡함 속에서 두 주인공만이 정지된 듯 고요하게 아주 우아하고 당당하게 익숙한 리듬으로 슬로우 퀵퀵, 춤을 추듯 네개의 발과 두 개의 발이 서로의 박자에 맞춰 맞은 편 전철 안으로 사라져간다 오랫동안 믿고 교감해온 익숙한 호흡 잠시 꿈 속에 있었던 듯 별빛 밝은 은하수를 따라 어디론가 미끄러져 가고 있는 듯 충만하고 눈부신 청정함으로 지하철 환승역의 탁한 공기를 맑게 순환시켜 놓고 기차는 출발했다 - 《우연의 그림..

금동원 시집 『시 속의 애인』

시 속의 애인 금동원 애인은 내가 좋아하는 푸른 빛으로 물 속에 잠겨있다 돌연 반사되어 온몸은 파랗게 멍들고 세포 하나하나의 숨구멍은 모두 열려있다 도망쳐! 어서 달아나기를 사랑은 언제나 그림처럼 액자에 묶여 벽에 걸려있고 사람들은 서성인다, 무언가를 탐문하듯 어땠어요? 물 속의 애인에게 묻는다 봄은 돌아오고 또 돌아간다 비는 내리고 또 멈춘다 문득 물 속에 잠겨 점점 짙어지는 푸른 빛의 애인을 향해 손짓한다 우리는 갇혔어요 삶과 죽음 사이에 시와 시인 사이에 치마와 바지 사이에 과거와 미래 사이에 마지막까지 물 속에 있다 시 속의 애인이여 -시집 『시 속의 애인』, (서정시학, 2020)

나의 소식 2020.03.08

ARS 인생 /금동원

ARS *인생 금동원 전화를 건다 거의 모든 전화는 1588-????/1544-???? 따위로 시작된다 안녕하세요 라는 인사도 없이 보이지 않는 저쪽에서 말한다 빠른 서비스를 원하시면 #을, 일반상담은 1번, 상담원 연결은 0번... 1번을 누른다 주민등록번호와 #을 누른다 다시 시작되는 1번을, 2번을, 또는 3번을 신용카드번호나 비밀번호, 사업자등록번호를 전화 속 저편에서 시키는 대로 끝도 없는 미로찾기는 계속되고 난 목소리만 예쁜 그녀를 알지 못한다. 보이지 않는 전화통 속에서 그녀가 기계처럼 차갑게 이야기한다. 처음메뉴를 원하시면 #을, 아니면 원하시는 선택버튼을 눌러주세요. 난 아직도 그 미궁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얼굴과 숨소리를 찾아 계속 버튼을 눌러대고 있다. *ARS [ ..

나의 詩 2019.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