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이노의 비가 릴케 -제 1 비가- 내가 소리쳐 부른들, 천사의 서열에서 어느 누가 그 소리를 들어주랴? 설혹 어느 천사 하나 있어 나를 불현듯 안아 준다 하여도 나는 그의 보다 강력한 존재에 소멸하리라, 아름다움이란 우리가 아직은 견뎌 내는 두려움의 시작일 뿐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을 우리가 그처럼 찬탄하는 것도 그것이 우리를 파멸시키는 일 따위는 멸시하는 까닭이다. 모든 천사는 두렵다*. 그리하여 나는 암울한 흐느낌이 섞인 유혹의 소리를 억누르고 삼켜 버린다. 아, 우리는 누구를 의지해야 하는가? 천사도 아니다. 인간도 아니다. 명민한 짐승들은 우리가 이 해석된 세계**에서 마음 편히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우리에게 남겨진 것이란 아마도 날마다 바라보는 언덕의 한 그루 나무, 어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