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제주일보 승인 2021.04.20 19:14 금동원 시인 얼마 전 제주공항에서의 일이다. 공항 대기실은 오가는 여행객들로 소란스러웠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밝은 표정으로 들뜨고 행복한 모습이었다. 그때였다. 유리컵이 깨지는 듯 날카로운 비명이 들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였는데 덩치가 제법 큰 한 남자가 떠미는 바람에 50대 중년여성이 바닥에 쓰러지면서 내는 소리였다. 그다음은 더욱 놀라웠다. 잽싸게 일어난 여성은 눈 깜짝할 사이에 남자에게로 돌진하며 입에 담기 어려운 거친 욕을 해대며 닥치는 대로 온몸을 할퀴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의 시선이 한곳으로 쏠리며 순식간에 공항 대기실은 공포의 침묵으로 조용해졌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난감함으로 사람들은 일시정지상태로 멈춰 서서 그저 바라보고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