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이 있는 그 곳] 사유의 방 금동원 아주 어린 시절의 이미지 하나가 떠오른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우리 사 남매는 무조건 시골 외갓집으로 향했다. 아들 없는 딸부잣집 막내딸이었던 엄마의 친정 부모님에 대한 효도법이었다. 시끌벅적하고 신나는 꿈같은 며칠을 보내고 나면 허전하고 섭섭해하실 외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위해 볼모처럼 나는 며칠을 더 지내다 오곤 했다. 울적한 마음에 시골집 뒤 툇마루에 홀로 앉아 석양을 바라보곤 했다. 나와 황금빛 노을, 둘만이 마주 바라보고 느꼈던 고요한 명상의 시간. 지금에 와서 헤아려보면 어린 마음에도 그 순간은 설명할 수 없는 뭉클한 감동으로 마음이 차분해지는 열린 사유의 공간이자 위로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글을 쓰는 작가에게는 대부분 좋아하는 자신만의 특별한 장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