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막 밀려오는데 정현종 잠결에 시가 막 밀려오는데도, 세계가 오로지 창(窓)이거나 지구라는 이 알이 알 속에서 부리로 마악 알을 깨고 있거나 시간이 영원히 온통 푸르른 여명의 파동이거나 하여간 그런 시가 밀려오는데도, 무슨 푸르른 공기의 우주 통과하지 못하는 물질이 없는 빛, 그 빛이 만드는 웃고 있는 무한- 아주 눈 속에 들어 있는 그 무한 온몸을 물들이는 그 무한, 하여간 그런 시가 밀려오는데도 나는 일어나 쓰지 않고 잠을 청하였으니...... (쓰지 않으면 없다는 생각도 이제는 없는지) 잠의 품속에서도 알은 부화한다는 것인지) -『광희의 속삭임』,(2008, 문학과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