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 소감 연설문 시인과 세계 -1996년 12월 27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연설에서는 늘 첫 마디가 제일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자, 이미 첫 마디는 이렇게 지나갔군요. 하지만 다음 문장, 또 그 다음 문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세번째, 여섯번째, 열번째, 그리고 마지막 문장에 이를 때까지도 이러한 고민과 어려움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다른 무엇이 아닌, '시(詩)'에 관해서 말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시와 관련하여 연설을 하는 것은 제게는 매우 드문 일입니다. 어쩌면 처음인 듯싶군요. 나는 항상 스스로가 연설에는 영 재능이 없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러므로 내 수상 소감은 그리 길지 않을 것입니다. 아무리 부족하고, 불완전한 것이라 해도 한번에 조금만 주어진다면 훨씬 견디기 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