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줄 / 심보선 첫 줄 심보선 첫 줄을 기다리고 있다. 그것이 써진다면 첫눈처럼 기쁠 것이다. 미래의 열광을 상상 임신한 둥근 침묵으로 부터 첫 줄은 태어나리라. 연서의 첫 줄과 선언문의 첫 줄. 어떤 불로도 녹일 수 없는 얼음의 첫 줄. 그것이 써진다면 첫아이처럼 기쁠 것이다. 그것이 써진다면 죽음의 반만 고심하리라. 나머지 반으로는 어떤 얼음으로도 식힐 수 없는 불의 화환을 엮으리라 -『눈 앞에 없는 사람』, (문학과 지성사, 2011) 시인의 詩를 읽다 2017.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