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쌈을 먹으며 금동원 알록달록 예쁘고 맛있는 시가 그리운 날다양하게 차려진 시 재료 앞에서이런 시를 쓰기도 합니다하얀 접시에 무지갯빛으로 켜켜이 신선한 시어를 담으면 한 마리 공작새가 날개를 펼친 듯 화려해지는 베트남 쌈 뜨거운 물 속에 얇은 라이스페이퍼를 담그면시가 적당하게 녹아 흐물거리죠무엇을 섞어 나의 맛을 만들까채소만 담기도 하고고기나 새우를 섞어 돌돌 말기도 하고보지기처럼 묶어서 먹기도 합니다. 고소한 땅콩 소스를 좋아하지만생선 액젓 소스로 찍어 먹기도 해요퇴고의 고민과 갈등을 거치면가장 맛있고 풍부한 시의 쌈이 만들어지고다음 쌈은 더욱 풍성하고 흥겨울 수 있도록 오물거리며이렇게 시를 쓰는 날도 있습니다 -《여성문학》,( 2024년 6월, 통권 제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