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시는 진은영 우리가 절망의 아교로 밤하늘에 붙인 별 그래, 죽은 아이들 얼굴 우수수 떨어졌다 어머니의 심장에, 단 하나의 검은 섬에 그러니까 시는 제법 볼륨이 있는 분노, 그게 나다! 수백겹의 종이 호랑이가 레몬 한 조각에 젖는다 성냥개비들, 불꽃 한 점에 날뛴다 그러니까 시는 시여 네가 좋다 너와 함께 있으면 나는 나를 안을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시는 여기 있다 유리빌딩 그림자와 노란 타워크레인에서 추락하는 그림자 사이에 도서관에 놓인 시들어가는 스킨답서스 잎들 읽다가 덮은 책들 사이에 빛나는 기요틴처럼 닫힌 면접장 문틈에 잘려나간 그림자에 뒤덮여서 돋아나는 버섯의 부드러운 얼굴 그러니까 시는 돌들의 동그란 무릎, 죽어가는 사람 옆에 고요히 모여 앉은 한밤중 쏟아지는 폐병쟁이 별들의 기침 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