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야기 외 2편 금동원 모두 떠난 빈 들녘엔 제 그림자뿐인 볏단 몇 그루 우두커니 서있네 사라져가는 아쉬움으로 짧게 머무는 애틋함으로 단풍든 눈동자 마음에 까지 쌀쌀한 찬바람은 조용히 가을을 섞고 있네 침묵하는 너의 이야기 아직 갈 길은 멀고 눈도 내리지 않았는데 길 잃은 철새 어둑한 하늘로 날아오르네 찬찬히 물들어 가는 그리움은 서늘하게 쌓여가고 낙엽을 두고 가을은 가네 -하동 악양면 『평사리 497번지』, (2018, 하동 박경리문학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