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 승인 2020.06.16 20:24 금동원 시인 그리움은 길을 가다가도 걸음이 멈칫해지는 마음의 일렁임이다. 어디서부터 오는 것인지 모를 아련함으로 모든 것이 갑자기 먼 곳으로 가버린 듯한 쓸쓸함이 온몸을 감싸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사라져버린 지난 봄날이 그렇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만들어놓은 사람 사이의 거리가 그렇다. 사소하고 정겨웠던 일상의 수선스러움이 그렇다. 모든 것이 그리움으로 남아 몸도 마음도 점점 삭막하고 서늘해지는 기분이다. 봄은 사계절 중에 유독 기다려지고 해보고 싶은 게 아주 많은 계절이다. 매화를 시작으로 노랗고 앙증맞은 산수유와 개나리, 목련, 진달래, 벚꽃들이 서로 다투듯 피기 시작하면 옴츠러들었던 겨울의 답답함에서 벗어나 세상은 간지러움과 살랑거림으로 새살이 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