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잊을 수 없는 눈빛"
아이 쉬앤
艾轩_Ai Xuan 1947~
http:// aixuan.artron.net
중국 사실화파의 대표적 화가 艾轩(아이 쉬앤)은 ‘아이쌘’ 또는 ‘아이쐔’으로 표기한다. 우리 중국어 표기법으로는 ‘아이 쉬앤’ 이다. 아이 쉬앤은 1947년 저장성에서 출생했다, 1967년 중앙미술학원을 졸업하고 문화혁명 당시 하방되어 4년 동안 노역에 처해졌다. 1973년 복권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77년 첫 전시회를 갖고 이후 미국,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 많은 국가에서 개인전시회를 가졌다. 현재는 국가1급 미술사로 베이징화원 서양화공작실 주임직으로 재직하고 있다.
아래 그림들은 1990년대와 2000년대에 그려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전체적인 질감도 놀랍지만, 살아있는 듯 강렬한 눈빛이 사진처럼 느껴지는 환상적인 이 그림들을 모두 붓으로 그렸다는 사실이다.
『티베트의 아이들』- 나라와 야크를 잃었지만 행복을 잃지 않은 사람들
정희재 저 | 꿈꾸는돌 |
왼쪽 뺨을 맞으면 오른쪽 뺨마저 내민다. 사흘 간 경고를 한 뒤 모기향을 피우며, 어쩌면 전생의 자기 어머니일지도 모르는 벌레를 소중히 대하는 아이. 티베트의 사람들은 이런 교육을 받으며 자랐고, 자라고 있다. 중국의 압정을 피해 티베트에서 인도로 망명하는 티베트인들. 그러나 그들은 험난한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도착한 인도의 정착촌에서, 증오와 보복을 가르치는 대신, 자신보다 남을(Others before Self)위한 삶을 교육받는다.
아이에게 물었다. "달라이 라마는 관음보살의 화신이라는데 왜 중국의 손아귀에서 티베트를 구하지 않는가"라고. "달라이 라마께서 신비한 능력을 보여 중국인에게 해를 끼치고 독립을 얻는다면 어떻게 그가 살아 있는 부처님일 수 있겠어요"라는 소년의 대답은 그런 질문을 한 저자를 부끄럽게 만든다. " '어린 망명자'들은 오늘도 그렇게 사랑을 배우며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티베트와 중국의 정치상황에 대해 논하는 책이 아니다. 다만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우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할 뿐이다.
○저자 :정희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시와 소설을 공부했다. 졸업 후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명상 잡지를 만들다가 인도 여행을 떠났다. 티베트 스승이 내려준 이름은 잠양 하모(지혜의 여신)이다.
○책 속으로
당신들은 너무 많이 소유하고 있어서, 그것들을 잊을 수 없기에 행복할 겨를이 없는 것이다. - 잠양
우리가 수많은 생을 거쳐 윤회하는 동안 얼마나 많은 어머니들의 몸을 빌렸겠어요? 그렇게 보면 이 세상 모든 생물이 한 번쯤은 내 어머니였던 셈이지요. - 둡텐
오늘 밤부터 사흘 동안 모기들에게 경고하고 모기향을 피우는 게 어떨까? - 롭상
이 정도 고통이야 티베트 아이들 누구나 겪는 걸요. 그게 내 웃음을 빼앗아 갈 순 없어요. - 믹마
모두 떠나 버리면 티베트는 정말로 중국인 차지가 돼 버려. - 켈상
이곳은 전기가 자주 나가 밤에 공부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해가 지기 전에 숙제를 끝내야 합니다. 그 점을 빼고는 행복합니다. 당신을 위해 기도할게요. - 체링
오랫동안 사랑을 쏟지 않고 살면 가슴이 아파. - 소남
정희재 씨는 험난한 여행 끝에 티베트 어린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 모아 놓았습니다. 그 아이들 가운데는 오로지 진정한 티베트 교육을 받고 싶다는 갈망 하나로 치명적인 동상과 굶주림, 체포의 위험을 무릅쓰고 티베트를 탈출하여 히말라야를 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는 작가가 티베트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한국 독자들에게 소중한 길잡이 역할을 해주리라 믿습니다. 작가가 이 책을 통해 묘사한 생생한 이야기들은 독자들에게 조국을 등지고 떠나온 수많은 티베트 어린이들의 감동적인 사연과 더불어 그들이 망명지에서 깨달아가는 삶과 기회에 관한 사실적인 시각을 전해줄 것입니다.
--- 달라이 라마 - .
○티베트, 인류 정신의 허파!
bari21 | 2003-09-12
"티베트 사람들은 누구를 위해서 기도하는지 아세요?" 2,3년 전 어느 모임에서의 일로 기억한다. 그 날, 누군가 그런 질문을 던졌을 때 내 머릿속에는 그들의 기도 대상임직한 인물들이 스쳐갔다. 부모, 형제, 자식, 연인……, 그도 아니면 기도하는 본인 스스로를 위해……? 하지만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 사람들은 나 아닌 인류를 위해 기도한답니다. 그것도 매일 아침, 저녁마다요."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 사이에 잠시 허탈한 웃음이 오고갔다. 거창하기도 거창한 기도 아닌가. 당장 먹고 살기도 고달프다는 사람들이, 웬 인류를 위한 기도? 하지만 이어지는 설명을 듣고 나는 꽤 '합리적'이라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건 별 의미가 없다고 믿기 때문에 그런 기도를 하는 거지요. 다른 사람들이 모두 평화롭고 행복하다면, 그래서 마침내 인류 전체가 행복해진다면 결국은 '나' 자신도 함께 행복해진다는 게 그들이 믿음이랍니다."
그 날부터 티베트라는 나라가 내 마음 한 켠에 은밀하게 새겨졌던 것 같다. '티베트의 아이들'이라는 책이 선뜻 내 눈을 사로잡은 것 또한 그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티베트의 아이들'을 빌어 비로소 멀고 먼 은둔의 나라가 가진 부드럽고도 강한 힘을 실감할 수 있을 듯 하다. 살아있는 부처라는 칭송을 받는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찾아 티베트 망명지인 인도로 간 저자는 그곳에서 아이들을 만나 감동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저자가 망명지에 세워진 티베트 교육 기관인 '티베트 어린이 마을'에서 계획보다 오래 머물게 된 계기는 어느 소년과의 만남에서 비롯된다. 중국이 점령한 조국 본토를 떠나 히말라야를 넘어 인도로 온 소년에게 저자는 이렇게 묻고 있다. "티베트 사람들은 달라이 라마를 천 개의 눈과 천 개의 팔을 가진 관음보살의 화신이라 믿는데, 그는 왜 중국의 손아귀에서 티베트를 구하지 않는 걸까?" 소년의 대답은 저자의 가슴을 뚫고 곧장 내게로 날아와 꽂혔다. "달라이 라마님의 자비와 사랑 안에서 티베트인과 중국인은 똑같이 소중한 존재예요. 만약 달라이 라마께서 신비한 능력을 보여 중국인들에게 해를 끼치고 티베트의 독립을 얻는다면 어떻게 그가 살아있는 부처님일 수 있겠어요?" 나는 감히 그 소년의 대답 속에 티베트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믿는다.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에 대한 무한한 자비, 점령국 사람들을 위해서까지 기도할 수 있는 연민, 비폭력으로 언젠가는 폭력을 누르고 평화를 얻어 낼 온화하고 관대한 힘. 이 책은 그와 같은 티베트의 정신과 문화 그리고 어린이로 상징되는 미래의 자산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저자 자신의 개인적 경험과 티베트 어린이들의 현실이 만나는 지점, 우리의 역사와 티베트의 역사가 대비되는 경계들이 씨줄과 날줄처럼 조화롭게 직조되며 감동과 공감의 폭을 넓혀준다. 한 번 손에 들면 좀처럼 놓을 수 없는 마력(?)을 통해 나는 진정한 종교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지, 종교와 문화 그리고 역사는 어떤 상관 관계를 맺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나는 이제 티베트에 대한 아름다운 편견 하나를 갖기로 한다. 아마존 열대 우림이 인류 환경의 허파라면 티베트인들은 인류 정신의 허파라는 확신이 그것이다. 낯모르는 타인을 위해 아침 일곱 시면 어김없이 기도를 올리는 티베트의 어린 성자들로 인해 내 강퍅한 삶의 한 부분도 가끔은 까닭 없는 행복감에 젖어드는 게라고. 그리고 어쩌면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기도를 할 수 있는 날도 찾아오리라 기대해 본다. 내가 아닌, 내 부모, 형제가 아닌 인류의 평화와 행복을 위한 아주 거창한 기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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