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비행》
헬렌 맥도널드 저/주민아 역 | 판미동 |
인간과 자연의 경이롭고 우연적인 만남을 다룬 『저녁의 비행』은 어릴 적 고향에 대한 향수부터 숲에서 야생동물을 지켜보는 기쁨, 어느 이민자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감성의 에세이가 함께 실려 있다. 이 책은 [타임], [워싱턴 포스트], [USA투데이] 등에서 올해 최고의 책으로 꼽혔고, [가디언] 선정 최고의 자연과학 책, 아마존 최고의 논픽션·최고의 회고록으로 선정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루 인정받고 있다.
저자는 상자 안에 산호, 화석, 바위, 깃털 등을 수집하는 16세기 수집 열풍 ‘분더카머(Wunderkammer)’처럼 이 책이 문학판 호기심 상자라고 말한다. 책에는 송골매, 칼새, 찌르레기, 토끼, 소, 돼지, 백조, 편두통, 브렉시트, 발전소 굴뚝 등 전혀 무관한 듯 보이는 주제들이 한데 모여 서로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것처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관찰과 매혹, 시간과 기억, 사랑과 상실에 대한 41편의 에세이를 통해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존재를 바라보는 새롭고 다채로운 시각을 일깨워 준다.
○작가 소개
작가이자 시인, 일러스트레이터, 역사학자, 동물학자. 케임브리지 대학교 지저스 칼리지 연구교수를 거쳐, 동대학교 과학사-과학철학과 소속 연구학자를 지냈다. 전문적인 매 조련사로 유라시아 전역에서 펼쳐진 맹금류 연구와 보존 활동에 참여했다. 지은 책으로는 『메이블 이야기』, 『팰컨』 등이 있다. 특히 야생 참매 메이블을 길들이며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견뎌 나가는 치유의 과정을 담은 『메이블 이야기』로 논픽션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새뮤얼존슨상과 그해 최고의 책에 주어지는 영국의 대표적인 문학상인 코스타상까지 석권하며, 평단과 대중의 사랑을 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헬렌 맥도널드는 문학, 역사, 철학을 기반으로 인간과 자연을 섬세한 문체로 그려 내는 최고의 저자로 꼽힌다.
『저녁의 비행』은 새를 비롯해 다양한 야생동물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자연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고 있는지 섬세하게 묘사하는 41편의 에세이 모음집이다. 출간되자마자 《뉴욕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타임》, 《가디언》 등 전 세계 언론으로부터 “올해 최고의 책”으로 꼽히며 상찬을 받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서 철새의 이동을 관찰하고, 헝가리에서 수만 마리의 두루미를 지켜보거나, 포플러 숲에서 마지막 남은 유럽꾀꼬리를 찾아다니면서 개인적인 자연 경험으로부터 역사적이고 철학적인 다양한 사색을 이어 나간다. 자연과 인간의 의미 있는 만남을 담고 있는 『저녁의 비행』은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더 깊고 섬세하게 바라보게 해 줄 것이다.
○역자
주민아는 옮긴 책으로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 『다섯 개의 초대장: 죽음이 가르쳐주는 온전한 삶의 의미』, 『현대인의 의식 지도』, 『파이브: 왜 스탠포드는 그들에게 5년 후 미래를 그리게 했는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천재심리학자가 발견한 11가지 삶의 비밀』, 『나눔의 행복』, 『이제 사랑을 선택하라』, 『살아있는 목적 Be』, 『지금 행동하라 Do』, 『신념의 힘 Faith』, 『100년 라이프스타일』, 『기호와 상징』, 『전쟁에 대한 끔찍한 사랑』, 『암살단: 이슬람의 암살 전통』, 『1000명의 CEO』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 『그대 영혼을 보려거든 예술을 만나라』, 『주민아의 시네마 블루』등이 있다
○책 속으로
서로간의 차이를 알아차리고 인정하면서 서로 보살피고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 지금 당신의 눈이 아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시도하는 것, 당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 당신과 다른 대상을 사랑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 보는 것, 그리고 온 세상의 생명체와 사물의 복잡 미묘한 세상 속에서 즐겁게 살아가는 것은 오늘날 역사적 순간 속에서 나에게 가장 심대하게 다가오는 문제들이다.
--- p.9, 「들어가는 말」 중에서
둥지는, 내가 새한테 품어 온 온갖 의미와 가치에 도전을 해 왔다. 나는 새들이 자유로워 보였기에 그토록 사랑했다. 위험을, 함정을, 어떤 유형의 부담이라도 감지할라치면 새들은 금방 날아가 버릴 수 있었다. 그런 새들을 지켜보면서 나도 그들의 자유를 함께 나누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둥지와 알은 새들을 얽매이게 하고 취약한 존재로 만들어 버렸다.
--- p.16, 「둥지」 중에서
우리가 자연에 관해서 하는 이야기의 많은 부분은 자연 그 자체가 아니다. 자연을 상대로 우리 자신을 시험하고, 자연을 배경으로 우리 자신을 설정하고, 자연과 비교하여 우리 자신을 규정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자연의 본모습과 전혀 맞지 않았다. 그것은 어린아이가 자연을 바라보는 방식이었다. 친밀함과 우정을 찾는 것에 불과했다. 말하자면 내가 야외 도감에서 보았던 이런 생명체들의 이름을 익히게 되었다면, 그건 신학기에 우리 반 친구들의 이름을 꼭 알아야 했던 것과 같은 이유로 그랬을 뿐이었다.
--- p.62, 「테켈스 파크」 중에서
겨울 숲에는 생명의 표징들이 겨울 숲에 드물게 들어오는 빛의 그림자처럼 점점이 찍혀 있다. 그것은 어디에 눈길을 돌려도 곳곳에 생명이 넘쳐나는 울창하게 성장한 여름의 초목으로선 보통 이해하기 어려운 표징들이다. 딱따구리가 콕콕 만든 나무 구멍, 사슴들이 조금씩 뜯어 먹은 어린나무들, 여우 땅굴, 낮은 가시나무에 걸린 오소리 털 뭉치! 겨울 숲에서 만날 수 있는 이런 소소한 생명의 표징들을 사람들은 얼마나 알아챌 수 있을까. 그리고 내 발이 지난해 나뭇잎을 밟고 있는 동안, 내 머리 위로는 벌써 다가올 봄의 나뭇잎들이 잔가지 끝의 봉오리 안에 고이 접혀 있다.
--- p.141~142, 「겨울 숲」 중에서
요즈음 나는 동물들이 나와 같지 않다는, 그리고 그들의 삶이 인간의 삶을 설명하거나 거울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면서 진정으로 마음에 위안을 받곤 한다. 우리 집 하늘 위에서 떼까마귀는 날아다니고 있고, 나는 우리 집 뒷마당에서 그 새들을 바라보고 있다. 그렇다면 집이란 건 저 새와 나에게 모두 나름의 의미가 있는 셈이다. 나에게 그 집은 보금자리이다. 과연 떼까마귀에게 이 집은 무엇일까? 이동하는 여정에 잠시 들르는 중간역일까, 아니면 그냥 기와와 경사가 모여 있는 곳일까, 그도 아니면 잠시 내려와 앉는 횃대로 쓸모 있는 곳일까, 아니면 가을이면 마구 부수어 알을 쏙 빼서 먹을 수 있는 호두알이 툭 떨어지는 그런 곳일까! 어쩌면 그 모두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겠지.
--- p.480, 「동물이 주는 교훈」 중에서
○출판사 리뷰
우리를 둘러싼 모든 존재를 향한 사랑을 발견하다
저자는 자연 세계와 그 속에 사는 생명체들을 고요한 마음으로 관찰한다. 새들의 둥지와 알을 관찰하며 집이라는 개념을 반추해 보고, 개발업자들에게 팔려 버린 초원을 찾아가 그럼에도 땅속 층층이 훗날을 기다리는 씨앗들이 살아 있다는 희망을 떠올리는 등 자연과의 만남에서 뜻밖의 위안과 감동을 찾아낸다. 자연뿐만 아니라 도시의 일상에서도 우리 주변의 다양한 존재들과의 관계와 그 역사를 돌아본다. 문명의 상징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서 철새 이동을 관찰하며 650피트 높이의 하늘에서는 도시와 시골 사이의 구분이 없어진다거나 템스강 백조를 조사하는 연례 행사에 참여해 국가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헝가리에서 자유롭게 날아가는 수만 마리의 두루미를 지켜보며 국경이라는 경계에 좌절하는 난민들을 떠올리기도 한다. 저자는 그것이 자신의 글에 흐르는 주제인 사랑이라며, 특히 “우리를 둘러싼 모든 빛나는 존재에 대한 사랑”이라고 정의한다.
환경 파괴와 대규모 멸종의 시대, 문학과 과학의 역할을 고민하다
저자는 지금이 지구상 여섯 번째 거대한 멸종의 시대이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자연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해야 할지 공들여 깊이 생각해 봐야 할 시기라고 지적한다. 작가가 되기 이전에 과학역사가였던 저자는 과학자의 시선과 문학가의 열정을 공유하는 폭넓은 시각을 보여 준다. 인간이 초래한 환경과 서식지 파괴의 규모를 확인하여 통계를 내고 그 원인과 적절한 대책을 알아내는 것은 과학의 역할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 해마다 빈 곳이 늘어나고 고요함이 자리를 잡아 갈 때 그 상실과 사멸이 무엇을 뜻하는지, 가령 영국의 숲에서 빠르게 사라져 가는 숲솔새가 어떤 새이고 그 새를 잃는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 전해 주는 것은 문학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지금껏 문학이 제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며, 문학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가치를 알리고 이야기해 준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구하기 위한 길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발전소 굴뚝과 송골매의 이야기를 통해 생명체뿐 아니라 오래되고 낡은 사물까지 사색의 영역을 넓혀 간다. 이렇듯 이 책은 역사의 흐름과 변화를 따라가며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세계에 대한 관심을 환기해 준다.
○ 추천사
어떤 주제든 깊이 파고들며, 언제 어디서나 놀라워하는 섬세하고 투명한 지적 감수성을 보여 준다. - 가디언
맥도널드의 글에는 역설이 있다. 한없이 가벼우면서도 한없이 묵직하다. - 뉴욕타임스
모든 글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결국 어쩔 수 없이 모든 페이지의 모서리를 접고 또 접어야만 했다. 만약 다른 누군가의 눈을 통해 자연 세계를 살펴보고 싶다면, 헬렌 맥도널드의 시선보다 더 탁월한 시선을 발견하기란 어려운 것 같다.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컬
자연과 그 속에 사는 생명체들을 고요한 마음으로 관찰하고 묵상한다. 작품 전체에 경이로움과 그리움이 스며 있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신나고 짜릿하다. 어느 누구도 이처럼 강렬하고 아름답게 일상의 자연 세계를 묘사하지 못한다. - 슬레이트
맥도널드는 자신의 경험과 사유의 길로 독자들을 능숙하게 이끈다. 그녀는 자연의 마법과 경이로움과 위로를 알고 있다. 이것들은 우리가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지구를 지키는 더 나은 존재가 되는 여정에 꼭 필요한 요소들이다. 독자들은 맥도널드의 아름답고도 정교한, 섬세하면서도 예민한 글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 아마존
맥도널드는 자연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면밀하게 살피고,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가치를 온전히 전달하려 한다. 그것이 작가로서 자신의 책무라는 생각을 여실히 펼쳐 보인다.
- 워싱턴 포스트
맥도널드의 글은 모든 존재에 내재된 형용 불가한 리듬을 포착한다. 그게 뭐냐고 묻는다면, 여기에 실린 에세이는 불길한 우리 시대를 예지하는 중얼거림이다. 어둡지만 순간적으로 강렬한 빛을 번쩍거리며 심연의 핵심부터 마구 흔들어 각성시킨다. - USA 투데이
『저녁의 비행』은 인간이 자연과 일체감을 느끼기 힘든 오늘날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또한 이 책은 언제든 즐길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그 빛나는 지성과 우아한 품격이 그러하고, 예리한 교훈과 마법 같은 매혹을 동일한 크기로 안겨 주는 문학적 역량이 그러하다.
-미니어폴리스 스타 트리뷴
기억에 오래 남을 중요한 글이 한데 모였다. 동물 세계와 인간 세계가 교차하는 존재의 시간을 서술한 훌륭한 책이다. - 커커스 리뷰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멋지게 구성되었으며, 복잡다양하게 감동적이고, 무엇보다 숨이 멎을 만큼 현시적이다. - 북리스트
자연과 인간성, 상실을 주제로 하는 참으로 중요한 작가 헬렌 맥도널드는 우리를 둘러싼 야생에 대한 생생한 묘사로 한 편 한 편의 서사를 가득 채운다. -타임
삶과 자유에 대한 심오한 명상이다. -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경이로움과 향수, 깊은 생각과 애수로 가득 차 있다. 이 책 전반에 흐르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어쩌면 지금의 세상도 내일이 되면 그 모습 그대로가 아닐 수 있으니 세상 전부를 당연하게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점이다. 이 책은 독자들이 방구석을 떨치고 자연과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게 할 것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우리 세상은 감히 형용할 수 없는 자연의 경이로움은 물론 다양한 의미의 층위를 만들어 내는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가득 차 있다. 헬렌 맥도널드는 그 모두를 꿰뚫어 응시하는 특별한 눈을 가졌다. 그녀는 때로는 깜짝 놀랄 정도로 예리하고 선명한, 때로는 아련한 그리움이 넘치는, 때로는 의미심장하고 묵직한, 때로는 그저 즐겁고 신나는 이야기로 그 통찰을 공유한다. - 인디고
세심한 관찰, 황홀한 이끌림, 시간, 기억, 사랑과 상실,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어떻게 꾸려 나갈 것인지에 대한 에세이 작품집. - 뉴스테이츠맨
자연 속에서 찾게 되는 뜻밖의 교훈과 위안을 다루면서 읽는 이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수정같이 맑은 투명한 글을 선보인다. - 그로브애틀랜틱
감동적이고 진솔하며,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정치적인 에세이를 통해서, 다시 한 번 헬렌 맥도널드가 금세기 최고의 자연 작가 중의 한 사람임을 확인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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