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2024/11 5

손발을 씻고/ 김복희

손발을 씻고  김복희  노트 앞 장에 프랑스 광대 사진이 붙어 있다친구는 프랑스 광대의 사진을 가지고 있었다시인이 분장한 사진이라고 했다외줄 타는 남자, 호랑이 옆에 선 여자, 스타킹을 매만지는 무용수들 사진이다 팔리고,남은 것, 아무도 시인을 좋아하지 않았고시인은 혼자서 많이 많은 것을 좋아했다고 들었다친구와 연락이 잘 되지 않았다사진을 팔러 먼저 가 있겠다고 했다전염병처럼인간이 옮는 것이다잘 안되는 것이다손발을 씻고 깨끗한 음식을 먹어도노출되는 것이다빛에흰 얼굴이 만져진다  - 《내가 사랑하는 나의 새 인간》, ( 2018, 민음사 )

《여성문학》3호

나의 오르페우스   금동원  뒤돌아보지 마라백만 년 만에 마주한 정갈한 미소는시공을 초월한 그리움길고 긴 기다림의 상징이다 섬세한 생의 사잇길에서 깨달은 진실지상의 찬란한 빛은 무덤 같은 이별의 슬픔이 되어동굴 속 에우리디케는 시의 깊은 안개빛으로 사라져갔다 거룩하게 가는 길조화롭고 깊은 길아름답고 슬픈 길 태양의 황금빛이 푸른 하늘길을 열 때까지가을 코스모스가 땅의 길을 열 때까지음유시인은 거문고 별자리에서 지극한 사랑의 시를 노래하며 잠잠하게 기다린다  《여성문학》, ( 2024년 하반기, 제 3호)

나의 소식 2024.11.13

텍스트 힙

텍스트 힙 삼다일보 승인 2024.11.12 18:50 금동원 시인   요즘 MZ 세대들 사이에 유행하는 ‘텍스트 힙’이라는 말이 있다. 글자를 뜻하는 텍스트와 개성을 뜻하는 은어 힙을 합성한 신조어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책을 읽고 즐기는 지적 활동, 독서를 하는 것이 멋지다는 뜻이다. 동네의 작은 독립서점이나 북카페 등에서 책을 구매하고 독서 클럽을 만들어 책을 토론한다. 그들의 일상적 생활 전반은 차별화된 유행을 따르는 문화와 연결되어있고 그것도 멋이다. 독특한 개성과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스타일로 즐기는 놀이가 책 읽기라니 우선 반갑다. 세대 차이가 느껴지지만, 책을 멋이나 유행으로 읽든 지적 목적으로 읽든 책을 읽겠다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얼마 전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한강 작가가 20..

나의 산문 2024.11.13

2024 지하철 시 선정작 모음집

비자림榧子林*에서   금동원  마음은 평온의 날개를 달고고요하고 신비한 시간을 걷는다천년의 무게로 내려앉는 햇살에빛은 그림자의 걸음으로 그늘이 된다 나뭇가지에 앉은 지빠귀 한 마리가만히 귀 기울이면 투명한 소리의 열락깨끗하고 예민한 노래는절대 청감을 지닌 우주 새 같다 송이 화산석을 뽀드득 밟고 걷노라면우주적 교감으로 뺨에 닿는 손길부드럽게 스쳐 가는 바람의 온기에뒤돌아보면 깃털처럼 휙 사라지고 없다  *비자림: 천년의 세월이 녹아든 제주 구좌읍 평대리에 있는 비자림은 500~800년생 비자나무들이 자생하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장소다.

나의 소식 2024.11.13

간헐적 단식 외 1편 / 금동원

간헐적 단식  금동원   열여섯 시간 이상 위를 비우기도 하고 하루 이틀 온전히 굶기도 하고그건 개인의 지유다스스로 비우고 채우는 무게의 양만 깨달을 수 있다면채울 때의 포만감과 건강한 식욕이충만한 기쁨으로 다스려질 때채움은 비움을 올바르게 실천하는 것이다.필요한 만큼만 누리는 무소유 자족의 진리를 몸소 체험하고 즐기는 가벼움은 새로운 삶의 지향점이다비우기의 터득에는 시간과 인내가 팔요하다점점 가벼워져 갈 때채우고 싶은 배고픔의 욕망비우고 기다리고 채우고채우고 기다리고 비우는순정한 몸의 길을 따라 쓰는 시 간헐적 단식의 리듬시가 건강해지고 가벼워지고기초대사량은 높아지고 에너지 대사는 좋아지는비우고 채우는 단순한 기다림에서백세 시대의 건강법을 배운다  백내장  오랜만에 유리창 청소를 한다비가 오는 날이 창..

나의 詩 2024.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