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구인회 2

누구를 위해 쓸 것인가 / 이태준

누구를 위해 쓸 것인가 이태준 우리는 며칠 전에 김유정, 이상 두 고우를 위해 추도회를 열었다. 세속적인 모든 것을 비웃던 그들이라 그런 의식을 갖기 도리어 미안스러웠으나 스노비즘을 벗어나지 못한 이 남은 친구들은 하루 저녁의 그런 형식이나마 밟지 않고는 너무 섭섭해서였다. 생각하면 우리 문단이 있어 온 후 가장 슬픈 의식이라 할 수 있다. 한 사람을 잃는 것도 아픈 일인데 한번에 두사람씩, 두 사람이라도 다같이 그 존재가 귀중한 사람들, 그들이 한번에 떠나버림은 우리 문단이 날래 가실 수 없는 상처라 하겠다. 최초의 작품부터 자약한 일가풍을 가졌고 소설을 쓰는 것이 운명인 것처럼 만난(萬難))과 싸우며 독실일로(獨室一路)이던 유정, 재기며 패기며 산매와 같이 표일하던 이상, 그들은 가지런히 선두를 뛰던..

詩 이모저모 2017.05.27

조숙 / 이태준

조숙 이태준 밭에 갔던 친구가, “ 벌써 익은 게 하나 있네.” 하고 배 한 알을 따다 준다. 이 배가 언제 따는 나무냐 물으니 서리 맞아야 따는 것이라 한다. 그런데 가다가 이렇게 미리 익어 떨어지는 것이 있다 한다. 먹어보니 보기처럼 맛도 좋지 못하다. 몸이 굳고 집찝한 군물이 돌고 향기가 아무래도 맑지 못하다. 나는 이 군물이 도는 조숙한 열매를 맛보며 우연히 천재들의 생각이 났다. 일찍 깨닫고 일찍 죽은 그들의. 어떤 이는 천재들이 일직 죽는 것을 슬퍼할 것이 아니라 했다. 천재는 더 오래 산다고 더 나올 것이 없게 그 짧은 생애에서라도 자기 천분(天分)의 절정을 숙명적으로 빨리 도달하는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인생은 적어도 70, 80의 것이어니 그것을 20, 30으로 달(達)하고 가리라고는 믿..

詩 이모저모 2017.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