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마을 황지우 저녁해 받고 있는 방죽둑 부산 억새밭, 윗집 흰둥이 두 마리 장난치며 들어간다 중풍 든 柳氏의 대숲에 저녁 참새 시끄럽고 마당의 殘光, 세상 마지막인 듯 환하다 울 밖으로 홍시들이 내려와 있어도 그걸 따갈 어린 손목뎅이들이 없는 마을, 가을걷이 끝난 古西 들에서 바라보니 사람이라면 핏기 없는 얼굴 같구나 경운기 빈 수레로 털털털, 돌아오는데 무슨 시름으로 하여 나는 동구 밖을 서성이는지 방죽 물 우으로 뒷짐진 내 그림자 나, 아직도 세상에 바라는게 있나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 ( 1998, 문학과 지성사) 黃芝雨, 본명 : 황재우1980년대 민주화 시대를 살아온 지식인으로서 시를 통해 시대를 풍자하고 유토피아를 꿈꾼 시인. 그의 시에는 정치성, 종교성, 일상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