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황지우 映畵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群을 이루며 갈대 숲을 이륙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렬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우리도 우리들끼리 낄낄대면서 깔쭉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세상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 앉는다 -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1983, 문학과 지성사) 황지우의 시집. 기존의 정통적인 시 관념을 과감하게 부수면서, 언어와 작업에서 대담한 실험과 전위적 수법을 만들어내고 있는 저자의 첫 번째 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