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언어, 문학 김주연(문학평론가) 20년 전, 성민엽 교수가 엮어 펴내준 《김주연 깊이 읽기》라는 책에서 "나에게 있어서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글을 써야 할 기회가 있었는데, 나는 쓰지 못했다. 나에게 있어서 문학이란 무엇인지 딱히 이렇다고 말하기 힘들었던 것일까. 문학이란 무엇인지 여러 사람들의 글을 모은 편저를 출판한 일이 있었는데도, 무엇보다 30여 년 문학 선생을 하면서 숱한 강의와 강연을 해오면서도 막상 자신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고백의 요구는 은연중 피해 왔던 모양이다. 그러나 60년 가까운 평생 문학평론가로 살아왔으니 이제 더는 피할 수 없게 된 것 같다. 이 상황이 내게 분명한 답을 이제 마련해 주고 있는 것은 아니다. 확실한 것은, 분명한 답 대신 문학이 내게 무엇인지 끊임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