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에게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지구에서 별에 이르는 저 광활한 우주 공간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는 박식하기 짝이 없는 우리들이 고작 대지에서 머리까지인, 이 짧은 사정거리 안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회한에서 눈물에 도달하기까지 행성과 행성 사이를 떠돌고 있다. 거짓에서 진실로 향하는 여정에서 너는 더 이상 청춘이 아니다. 초고속 제트기는 우리를 즐겁게 한다. 비행과 소리 사이를 관통하는 침묵의 갈라진 틈바구니, 그것은 일종의 세상에 관한 기록. 제트기의 이륙이 좀 더 빨랐다. 뒤늦게 공명하는 소리의 잔향이 몇 년의 세월이 지난 후에 비로소 우리를 꿈에서 끄집어낸다. "우리는 결백합니다!" 애타는 고함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진다. 누구의 외침일까? 우리들은 창문을 와락 열어젖힌다. 순간 소리가 멈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