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청소/ 금동원 봄 청소 금동원 어느 날 문득 집 안을 들여다보니 퇴락한 초가처럼 뒤숭숭하다 봄이 오신거다 침대 밑을 털어내고 노란 빛 침대 시트를 깔고 아무렇게나 쌓아 놓은 일상의 게으름을 제각각 제자리로 되돌려 보내 주고 무거운 옷치레도 깊은 서랍 속에 잠재운 뒤 액자에 쌓여 있는 무료함마저 털어내고 나니 사진 속 우리 식구들 모두 활짝 웃고 있네 -시집『 여름낙엽』( 2008, 월간문학출판부) 나의 詩 2016.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