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3. 황지우 새벽은 밤을 꼬박 지샌 자에게만 온다. 낙타야, 모래 박힌 눈으로 동트는 地平線을 보아라. 바람에 떠밀려 새날이 온다. 일어나 또 가자. 사막은 뱃 속에서 또 꾸르륵 거리는 구나. 지금 나에게는 칼도 經도 없다. 經이 길을 가르쳐주진 않는다. 길은, 가면 뒤에 있다. 단 한 걸음도 생략할 수 없는 걸음으로 그러나 너와 나는 九萬里 靑天으로 걸어가고 있다. 나는 너니까. 우리는 自己야. 우리 마음의 地圖 속의 별자리가 여기까지 오게 한거야. -『나는 너다』, (문학과 지성사, 2015)- (풀빛,1987 복간본) 사진출처: 윤산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