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2

내가 좋아하는 가을 시 두 편

가을 마을 황지우 저녁해 받고 있는 방죽둑 부산 억새밭, 윗집 흰둥이 두 마리 장난치며 들어간다 중풍 든 柳氏의 대숲에 저녁 참새 시끄럽고 마당의 殘光, 세상 마지막인 듯 환하다 울 밖으로 홍시들이 내려와 있어도 그걸 따갈 어린 손목뎅이들이 없는 마을, 가을걷이 끝난 古西 들에서 바라보니 사람이라면 핏기 없는 얼굴 같구나 경운기 빈 수레로 털털털, 돌아오는데 무슨 시름으로 하여 나는 동구 밖을 서성이는지 방죽 물 우으로 뒷짐진 내 그림자 나, 아직도 세상에 바라는게 있나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 ( 1998, 문학과 지성사) 黃芝雨, 본명 : 황재우1980년대 민주화 시대를 살아온 지식인으로서 시를 통해 시대를 풍자하고 유토피아를 꿈꾼 시인. 그의 시에는 정치성, 종교성, 일상성..

詩 이모저모 2017.09.28

안부1/ 황지우

안부 1 황지우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어머님 문부터 열어본다 어렸을 적에도 눈뜨자마자 엄마 코에 귀를 대보고 안도하곤 했었지만, 살았는지 죽었는지 아침마다 살며시 열어보는 문: 이 조마조마한 문지방에서 사랑은 도대체 어디까지 필사적일까? 당신은 똥싼 옷을 서랍장에 숨겨놓고 자신에서 아직 떠나지 않고 있는 생을 부끄러워하고 계셨다. 나를 이 세상에 밀어놓은 당신의 밑을 샤워기로 뿌려 씻긴 다음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벗겨드리니까 웬 꼬마 계집아이가 콧물을 흘리며 얌전하게 보료 위에 앉아 계신다. 그 가벼움에 대해선 우리 말하지 말자. -시집『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1998, 문학과 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