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산 수목원 외 1편 금동원 풍경은 어디에나 이미지를 만들고 겨울 가로수의 텅 빈 통로는 추억의 길처럼 환하다 금이 갈듯 얼어붙은 한겨울 황학산 수목원 너무 추워 모든 것이 오히려 따뜻하다 갈망의 날들은 사라지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속눈썹의 아련함이여 실핏줄처럼 뻗은 메마른 가지는 푸른 그리움과 차가운 살 냄새를 풍기며 무심히 흔들리고 사랑은 어디서나 아득한 기억을 이끌고 와 잊혔던 감각은 꿈의 수면 위를 더듬는다 어느 가을 날 오후 햇살이 살굿빛으로 나른하게 내려앉던 어느 가을 날 오후 슬그머니 잠이 든 내 꿈속에 당신이 다녀갔습니다. 예기치 못한 꿈속에서 만난 당신 꿀 먹은 벙어리 눈동자 둘 곳 몰라 먹먹해진 마음만 어지럽고 빨리 깨어나려고 뒤척였습니다. 길고 긴 밤, 깊은 꿈으로 오면 좋겠다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