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3

사랑스러운 추억/ 윤동주

사랑스런 추억 윤동주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트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동경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1942년 5월 13일

바람이 불어 / 윤동주

바람이 불어 윤동주 ​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 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2004, 열린책들)

동주(DONGJU, 2015)

동주(2015), DONGJU; The Portrait of A Poet) 이준익 감독/ 강하늘, 박정만 서시(序詩)를 찾아서 금동원 그리움을 위하여 남겨둔 눈물이 있다면 거울 속에 비친 사나이를 위해 기다려다오 가슴 속 깊이 감춰 둔 회한이 클수록 발걸음은 자꾸 조급해지고 이미 사라져 버린 1945년 2월 16일 후쿠오카의 감옥소, 스물여덟 푸른 청년의 혈기와 비애로 가득한 슬픈 영혼의 통곡만 이국의 하늘을 떠돌고 있네 하늘과 바람과 별처럼 한 점 부끄럼 없는 짧은 일생 교토의 동지사대학에서도 시간을 지나 유유히 흘러가는 압천(押川)에 서서도 치욕을 아는 진정한 지성인 윤동주의 숨결을 느끼며 우물에 비친 그의 자화상에 명복을 비네 조국을 위하여 마련한 뜨거운 열정이 있다면 거울 속에 비친 사나이를 향해..

영화 이야기 2016.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