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문학(2009 여름호) 편집부 / 한국현대시문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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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詩작법, 대학 강의](2)
지난 [창간호]의 [고독]을 노래한 시에 뒤이어, 이번 [여름호]에서는 [사랑]을 노래한 시를 계속 연재한다.
사랑을 소재로하는 한국의 현대시는 1920년대부터 등장한다. 소월의 [진달래꽃]이 그 가장 대표적인 현대 사랑시의 출발이라고 본다. 물론 ‘사랑’이라는 주제며 소재는 로맨틱한 애정의 사랑시를 비롯하여 참다운 인간애의 사랑시며 다양한 양식의 사랑시가 등장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그동안 한국 현대시에는 어떤 사랑의 명편들이 등장하여 왔을까. 독자 여러분의 [사랑시] 창작의 지침이 될만한 중요한 작품들을 다양하게 예시하며 살펴본다.
명시 [진달래 꽃]의 시인 김소월은 사랑하던 사람의 죽음을 비통하게 여기며 고독에 몸부림쳤다.시 [초혼]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먼 저 세상으로 떠나가버린 님의 영혼을 외쳐부르는 애통한 사랑의 절규였다. 함께 소리쳐보자.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죽은 이의 ‘넋’을 부르는 것이 ‘초혼’이다. 이승에는 이미 없는 현실 세계를 떠난 사랑하던 사람을 애타게 부르며, 절규에 가까운 몸부림으로 몰입하는 것은 절대 고독을 극복하려는 영원한 사랑, 또는 영원한 동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떤 한계에 부딪쳐 좌절되고 마는 인간의 숙명적 한계를 영탄하는 애절한 이미지가 이 시속에는 그득 넘치고 있다.
‘부서진 이름’, ‘헤어진 이름’, ‘주인 없는 이름’은 애인이 죽었기 때문이며, 그래서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인 셈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저승으로까지 초현실적으로 폭넓게 뻗치는 소월의 비통한 사랑의 힘도 느낄 수 있을 것같다.
감정적으로 여리고 수동적인 김소월의 시 스타일의 변모가 나타난 것이 이 작품이기도 하다. 즉 이색적으로 격정적이며 능동적인 면을 처음으로 보여주는 또 하나의 대표적 작품이다. 절망으로 가득 찬 이 시는 자신의 비탄을 죽은 애인에게 가탁하여 호소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죽은 애인’을 일제에게 빼앗긴 조국, 즉 ‘망국’으로 상징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와 같은 관점에서라면 ‘이름’은 ‘조국’의 상징어가 된다. 따라서 이 시는 복합적인 해석도 가능해진다. 즉 민족의 비극적 숙명이 영혼의 몸부림속에 광활한 허무감으로 동화된다는 현실적 시각이다.
1950년, 6.25라는 민족의 비극속에 사랑과 고독을 노래한 지성파 시인 박인환. 그는 전쟁통에 페허가 되버린 서울 한복판 깨어진 기왓장이 뒹굴고 불타버린 시커먼 벽돌이 흐트러져 우수어린 명동에서 역시 사랑과 고독의 시 [세월이 가면]을 엮어냈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취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이 시가 보여주듯이 박인환은 6·25로 폐허가 돼버린 이 땅의 불안한 시대의 우수 어린 사랑과 고독의 시인이었다. 그러기에 그는 벅차게 삶을 고뇌하며 전쟁의 상처 속에서 그 위안제로 낭만적인 노래가 있어야만 했다. 전쟁이 할퀴고 간 황량한 도시에서 시인은 정서에 목이 말라 그 대신 술로 목을 적시고, 외로움 속에서 흘러간 사랑을 노래했고, 사랑이 무르익던 여름날의 호숫가며 가을날의 낙엽 지던 공원을 그리워했다.
벌써 반세기에 가까운 6.25 세대가 지나간 오늘의 세대의 시인들은 또 어떤 사랑의 낭만과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을까. 그에 썩 어울리는 금동원의 청춘의 시 [화사랑으로 모여라]를 잇대어 외워보자.
신촌역에서 출발하는 순환 교외선을 타고
백마역에서 내리면 그 곳엔 화사랑이 있다
시간은 먼지처럼 쌓여 나는 과거가 되었지만
사랑하고 노래하던 우리는 여전히 그 곳에 살아있다
색바랜 청바지에 통기타
웃음과 휘파람 소리만으로
세상을 껴안고 입맞추며 겁 없이 달려가던 설레임이 있던 곳
청춘은 가고 없지만
사랑도 수줍음도 노래도
흑백 사진속 그녀처럼 거기 그대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 기차를 타고 반드시 백마역에서 내려 걷자
화사랑에 모여 담배연기에 이별을 이야기하고
첫사랑의 재회를 꿈구며
텁텁한 막걸리 한 잔과 파전을 건네주고
양희은의 아침이슬이라도 불러보자
긴밤을 지새우며 걸었던 둑길
새벽이슬 묻히며 도망치던 젊음들, 눈물들,
그리고 사라진 사랑과 우정들
화사랑에 모여라
반드시 백마역에 내려 걸어서 오자
서리 앉은 머리카락도 주름진 미소도 모두 버리고
청바지에 달랑 기차표 한 장만 가지고 오너라.
푸르렀던 날 가슴에 꼬옥 품고 화사랑에서 만나자.
- [화사랑으로 모여라] 전문
박인환의 6·25로 폐허가 돼버린 이 땅의 불행했던 절망의 시대의 우수 어린 사랑과 고독 대신에, 또한 그것이 80년대 군사독재 시대의 암울한 청춘의 시대였어도, 끝내 그것을 극복해낸 세대의 금동원은 오늘 지나가버린 사랑과 낭만을 다시 찾아보려 교외선열차를 타고 백마역으로 가고 있다. “긴밤을 지새우며 걸었던 둑길, 새벽이슬 묻히며 도망치던 젊음들, 눈물들, 그리고 사라진 사랑과 우정들‘을 찾아서.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정호승[내가 사랑하는 사람] 전문
정호승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읽어보았다. 굳이 어떤 해설이 따르지 않아도 독자 여러분은 시인의 참다운 메시지에 공감했으리라고 본다. 사랑에는 애정으로부터 나아가 이웃에 대한 박애 정신 등 다양한 형태의 관념적인 까지 여러 유형의 사랑이 존재한다. 그러기 사랑을 시로 노래한다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시는 진실의 언어라고 이른다면 사랑의 시는 진실을 추구하는 노래의 결정으로 빛난다 말하고 싶다. T. E 흄이 소위 이미지즘(imagism) 시세게를 외친 이후로 세계 각국에는 틀에 박힌 이른바 이미지스트들의 활동 무대로 뒤바뀌면서 시다운 정서의 시가 자취를 감추는 엄청난 과오를 저지르게도 되었다. 시는 무엇인가. 자유로운 언어로 노래하는데에 시의 참다운 맛과 알찬 멋 나아가 기쁨이 움튼다.
시는 프랑스의 파스칼의 단편적인 [팡세]와 같은 철학 언어가 아니다. 시는 셸리와 같은 서정의 노래요 이장희처럼 감각적인 맑은 영상이고 때로는 윌리엄 브레이크 처럼 신비한 노래이다. 정호승의 시에서는 그런 섬세하고도 따사로운 릴리시즘의 물결이 차분하게 독자의 가슴속으로 출렁여 조용하게 젖어든다. 거기서 시는 무한한 자유의 세련된 언어라는 것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조인자는 [햇빛 사랑]을 통해 우리에게 또 하나의 새로운 사랑의 폭넓은 진실을 절실하게 깨우쳐준다.
날마다 변함 없이 오는
햇빛 사랑 아니었으면
이 거칠고 시린 세상을
어찌 살았으리.
슬플 때나, 아플 때나
다정한 친구처럼, 연인처럼 다가오는 햇빛
이 세상 살면서 억울하고 분한 일 당할 때에도
언제나 태양은 내편이라는 듯
내 손을 번쩍 들어주네.
내 살 속에 무진장한 햇빛의 힘을 충전해 주네.
힘차게 일어나라고
따스하게 사랑하며 살라고.
어떤 칠흑의 어둠 속에서도
불을 켤 수 있는 태양 전기의 힘이여.
이 여름 화상을 입을지라도
저 태양의 불볕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 들이리
불타는 사랑의 황홀함에 젖어보리.
날마다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이 지상에 꿈가루를 뿌리는 해여.
해처럼 밝게, 뜨겁게 살아가리
내 몸 속에 무수한 햇살의 장미꽃을 피우며
그렇다. 조인자는 우리에게 사랑의 새로운 명시를 보여준다. 이 작품이야말로 어리석은 우리를 구원해주고 있는 참다은 사랑의 시다. “날마다 사랑한다고 말하면서/이 지상에 꿈가루를 뿌리는 해”를 얼굴이 꺼슬은다고 햇빛을 가리겠다는 온갖 어리석은 시늉들. 저 고마운 태양의 사랑을 구걸하는 북유럽 사람들의 벌거벗는 일광욕은 또 얼마나 값진 햇빛 사랑을 누리는 것일까. “이 여름 화상을 입을지라도/저 태양의 불볕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 들이리/
불타는 사랑의 황홀함에 젖어보리‘라는 값진 메시지에 공감하며 나는 이 시를 외우며 나무나 빌딩 그늘 대신 당당하게 가슴 펴며 햇빛속을 걷고 있다. 여러분 사랑의 시는 이런 빛나는 햇빛을 독자 여러분에게 안겨주고 잇는거에요.
이번에는 홍사안 [사랑]의 메시지를 함께 외워보자.
너의 힘은 적멸의 시간에도
차분히 샘솟아 잠든 뿌리에도
새롭게 피어나는 생목숨
송두리째 용광로에 던져져도
온전히 죽기 위해 하나 되는 기쁨.
홍사안이 응축시킨 이 사랑의 메시지는 조인자와는 시각을 달리하는 현대 한국시의 사랑 명편이다. 좀더 철저하게 지적하자면 사랑의 긍정적 이미지가 간결하게 메타포된 21세기의 새로운 아포리즘이다. 이 시의 전체적인 구조는 비구상 시의 매력으로 듬뿍 넘친다.
이른바 시의 메타포가 조용히 정적인 종교적 세계관으로부터 역동적인 무한한 에턴지티(eternity)의 영겁으로의 눈부신 에스프리(esprit, 프)를 조화롭게 발산 전개 시키고 있다. 화자는 사랑은 ‘차분히 샘솟아 잠든 뿌리에도/새롭게 피어나는 생목숨’(2~3행)이라고 빛나는 정신적 승화를 형상화 시키고 있다. “한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썩으므로서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복음]12:24)는 가르침이 기독교적 사상이라면 “송두리째 용광로에 던져져도/온전히 죽기 위해 하나 되는 기쁨”(4~5행)은 오늘의 우리들 가슴을 인간의 참사랑으로 적셔주는 감동의 릴리시즘이다.
이번에는 사랑의 분위기를 바꿔, 애정의 사랑을 처절하게 노래하는 청춘의 명시, 양애경의 [사랑]의 호소를 함께 공감해보자.
내 피를 다 마셔요
내 살을 다 먹어요
그럼 나는 껍데기만 남겠죠
손톱으로 눌러 터뜨린
이처럼
당신한테라면 그래도 좋을 것 같은 건
�告�
양애경은 “내 피를 다 마셔요/내 살을 다 먹어요”라는 적극적인 호소로서, 사랑은 모든 것을 다 바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신한테라면 그래도 좋을 것 같은 건/�告障권構� 반문도 한다. 이것은 일종의 과장법을 동원한 내밀한 사랑의 역동적 메시지로서 독자에게 어필할만한 가편이다.
사랑하던 아내를 떠나보낸 도종환의 시 [사랑의 길]에서 우리는 사랑의 이별과 고독의 아픔을 토파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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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처음 당신의 말을 사랑하였지
당신의 물빛 웃음을 사랑하였고
당신의 아름다움을 사랑하였지
당신을 기다리고 섰으면
강끝에서 나뭇잎 냄새가 밀려 오고
바람이 조금만 빨리 와도
내몸은 나뭇잎 소리를 내며 떨렸었지
몇차례 겨울이 오고 가을이 가는 동안
우리도 남들처럼 아이들이 크고 여름 숲은 깊었는데
뜻밖에 어둡고 큰 강물 밀리어 넘쳐
다가 갈 수 없는 큰물 너머로
영영 갈라져버린 뒤론
당신으로 인한 가슴 아픔과 쓰라림을 사랑하였지
눈물 한 방울까지 사랑하였지
우리 서로 나누어 가져야 할 깊은 고통도 사랑하였고
당신으로 인한 비어 있음과
길고도 오랠 가시밭길도 사랑하게 되었지
이와 같이 기승전결로 구성된 아내에 대한 참다운 사랑의 정과 이별의 고통과 그 고독의 출렁임은 독자에게 들녘을 뻐근한 강물줄기로 흐르듯 호소력있게 눈물겨운 사랑의 감동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나는 처음 당신의 말을 사랑하였지/당신의 물빛 웃음을 사랑하였고/당신의 아름다움을 사랑하였지/당신을 기다리고 섰으면/강끝에서 나뭇잎 냄새가 밀려 오고/바람이 조금만 빨리 와도/내몸은 나뭇잎 소리를 내며 떨렸었지”라고 티없이 깔끔하고 물씬한 정감이 넘치는 분위기 속에 이 작품은 오프닝 메시지의 설래는 첫사랑의 감동이 시작되고 있다. ‘물빛 웃음’, ‘나뭇잎 냄새’, ‘나뭇잎 소리’라는 서정미 넘치는 도종환의 감각적 시어들은 참으로 순결한 사랑의 선언을 조화롭게 전개시킨다. 드디어 이 깨끗한 한쌍의 청춘의 순정은 눈부신 사랑의 열매를 맺는다. 즉 “몇차례 겨울이 오고 가을이 가는 동안/우리도 남들처럼 아이들이 크고 여름 숲은 깊었는데” 이 소박하고 순수한 사랑으로 무성한 기쁨속의 터전에는 그러나 어떤 불가항력의 변화가 밀어닥쳤던가. “뜻밖에 어둡고 큰 강물 밀리어 넘쳐/다가 갈 수 없는 큰물 너머로/영영 갈라져버린 뒤론/당신으로 인한 가슴 아픔과 쓰라림을 사랑하였지”라고 화자는 사랑하는 아내와의 엄청난 병고(病苦)의 사별을 뼈저리게 실토한다. 그리고 애통한 가슴에 끊임없는 사랑의 울음이 넘친다. “눈물 한 방울까지 사랑하였지/우리 서로 나누어 가져야 할 깊은 고통도 사랑하였고/당신으로 인한 비어 있음과/길고도 오랠 가시밭길도 사랑하게 되었지” 이렇게 영원한 사랑의 진실을 읍소하는 고독한 시인의 현대 서정사랑시다.
기다려라
내가 그리로 데리러 가마
사랑아
조금만 더 참아다오
아니면
이승에서 어떻게 기다리며
나는 참을 수 있을까
우리 서로 만나지 못해
험난한 그 고개
저승인지
이승인지
하여간 명(命)을 이으면서
데려가는 곳
이승인지
저승인지
사랑아
혹시 사랑이 아니라면
우리는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할까.
―박덕매〈사랑에게〉전문
박덕매의 [사랑에게]를 읽어 보았다. 시의 서정성을 살리는 그 기본이 되는 것은 곧 시인의 깔끔하고도 진실한 육성이 아닌가 한다. 특히 서정시에 있어서 공감도를 드높이기 위해서 그와 같은 진지한 인간적 자세가 시의 내면에 포괄적으로 깔릴 필요가 있다. ‘기다려라/ 내가 그리로 데리러 가마/ 사랑아/ 조금만 더 참아다오/ 아니면/ 이승에서 어떻게 기다리며/ 나는 참을 수 있을까’(제1연)하는 이런 시적 정서를 키워가는 진지한 정신적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제2연과 제3연을 보면 ‘우리 서로 만나지 못해/ 험난한 그 고개/ 저승인지/ 이승인지// 하여간 명(命)을 이으면서/ 데려가는 곳‘과 같은 고통과 절망을 극복하려는 의지의 표현은 이 서정시가 새로운 사랑의 시적 서정을 갈구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다음 호에 연재 계속] *([詩작법, 대학 강의] 본책은 2009년 연말경 간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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