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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詩를 읽다

폴터가이스트

금동원(琴東媛) 2010. 1. 17. 16:36

폴터가이스트

 

 

성은주

 

 

  하늘은 별을 출산해 놓고 천, 천, 히 잠드네

  둥근 시간을 돌아 나에게 손님이 찾아왔어 동구나무처럼 서 있다가 숨 찾아 우주를 떠돌던 시선은 나를 더듬기 시작하네 씽끗, 웃다 달아나 종이 인형과 가볍게 탭댄스를 추지

  그들은 의자며 침대 매트리스를 옮기고 가끔, 열쇠를 집어삼켜 버리지 그럴 때마다 나는 침대 밑에서 울곤 해 스스로 문이 열리거나 노크 소리가 들릴 때 화장실 문은 물큰물큰 삐걱대며 겁을 주기도 해 과대망상은 공중으로 나를 번쩍 들어 올리지 끊임없이 눈앞에서 주변이 사라졌다 나타나고 조였다 풀어져

  골치 아픈 그들의 소행에 시달리다 못해 어느 날, 광대를 찾아갔지 광대는 자신이 두꺼운 화장에 사육당하고 있다며 웃어야 할 시간에 울고 있었어

  자연스럽게 때론 엉성하게

  그러다 접시가 입을 쩌억 벌렸어

  누워있던 골목들 일제히 제 넋을 출렁였지

  붙어있던 그들은 홀가분하게 나를 떠났어

  온갖 소동 부리고 떠난 자리,

  무성한 음모만 시끄럽게 남아있네

                                                                       

 * Poltergeist: 불안정하게 소란을 피우는 영(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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