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 부석면에 위치해 있는 천년 고찰 부석사는 이름만으로도 벅찬 곳이다. 천년은 어떤 세월일까. 시간이란 어떤 무늬와 빛깔로 쌓이는 것인가. 세월은 무슨 힘을 지니는 것일까. 담담하게 서려있는 범점할 수 없는 형형한 기운들과 향기를 그 시간의 깊이를 하염없이 그냥 그대로 바라보고 있을 수 밖에.
(후기) 워낙 유명한 고찰인 탓에 사실은 밀려든 관광객들로 소소하고 엄숙한 분위기는 아니였지만 그 모든 어수선함을 누르는 경건하고 차분한 힘이 느껴지는 곳이였다. 부석사로 이어지는 20km 정도의 국도는 소박하고 정겨운 농촌의 한적한 풍경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특히 청국장의 구수한 맛은 적당히 뜯어 넣은 채소와 비벼 더덕고추장 무침과 먹는 맛이 일품이다. 과수원이 많아 도로 곳곳에 붉고 탐스러운 사과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운치와 멋이 넘치는 곳이였다. 가을이여서 더욱 돋보이고 아름다운, 천천히 음미하고 오래동안 걷고 싶은 길이 있는 곳이다. (2010 ,부석사에서, 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