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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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시인의 詩를 읽다

시/김수영

금동원(琴東媛) 2011. 5. 4. 22:07

 

 

                     

                            

 

                          김수영

 

 

어서 일을 해요 변화는 끝났소어서 일을 해요미지근한 물이 고인 조그마한 논과대숲 속의 초가집과나무로 만든 장기와게으르게 움직이는 물소와(아니 물소는 호남 지방에서는 못 보았는데)덜컥거리는 수레와

 

어서 또 일을 해요 변화는 끝났소편지봉투모양으로 누렇게 결은시간과 땅수레를 털털거리게 하는 욕심의 돌기름을 주라어서 기름을 주라털털거리는 수레에다는 기름을 주라욕심은 끝났어논도 얼어붙고대숲 사이로 칩입하는 무자비한 푸른 하늘

 

쉬었다 가든 거꾸로 가든 모로 가든어서 또 가요 기름을 발랐으니 어서 또 가요타마구*를 발랐으니 어서 또 가요미친놈  뽄으로 어서 또 가요  변화는 끝났어요어서 또 가요실같은 바람 따라 어서 또 가요

 

더러운 일기는 찢어버려도짜장 재주를 부릴 줄 아는 나이와 詩배짱도 생겨가는 나이와 詩정말 무서운 나이와 詩는동그랗게 되어가는 나이와 詩사전을 보면 쓰는 나이와 詩사전이 詩같은 나이의 詩사전이 앞을 가는 변화의 詩감기가 가도 감기가 가도줄곧 앞을 가는 사전의 詩詩.            <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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