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鬼鄕, 2015 )
-조정래 감독| 2016.02.24 개봉 예정
줄거리
1943년, 천진난만한 열네 살 정민(강하나)은 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 손에 이끌려 가족의 품을 떠난다. '정민'은 함께 끌려온 영희(서미지), 그리고 수많은 아이들과 함께 기차에 실려 알 수 없는 곳으로 향한다. 제2차 세계대전, 차디찬 전장 한가운데 버려진 정민과 아이들...
그곳에서 그들을 맞이한 것은 일본군만 가득한 끔찍한 고통과 아픔의 현장이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우리의 아픈 이야기!
국내홈페이지hug-together.kr/
'위안부' 할머니 아픔 다룬 [귀향].."예고편만 봐도 눈물이 난다"
[한겨레]
누리꾼들 눈물샘 터트린 영화 <귀향> 예고편 공개
“아무것도 몰랐어요. 같이 장난도 치고…. 언니들은 내가 너무 어리니까 숨겨줬어요.” (이용수 할머니)
“언니들도 예뻤죠. 앞이 이렇게 된 단발머리… 고향이 그립고 고향이 보고 싶다고, 그게 막 가슴 속에 박혔어요.” (강일출 할머니)
다음달 개봉을 앞둔 영화 <귀향>의 1분44초짜리 예고편에 누리꾼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강일출 할머니의 회상으로 시작하는 이 영상은 한국 근현대사의 아픈 단면을 10대 소녀들의 눈으로 그려냈다.
영상은 부모에게 사랑받고 자란 딸들이 일제에 끌려가 어떤 고통을 당했는지, 왜 전쟁이 끝나도 돌아오지 못했는지, 살아 돌아온 소녀들은 어떻게 늙어갔는지 압축해 보여준다.
그러고는 홀로 돌아와 노인이 된 영희의 한 맺힌 절규와 앳된 정민의 “언니야, 이제 고마 우리 집에 가자”는 속삭임이 겹치며 끝난다.
누리꾼들은 피해자 할머니들의 슬픔을 위로하는 한편 한국과 일본 정부의 ‘위안부 문제 밀실 협상’을 성토하는 댓글을 달았다.
“가슴이 아파서 어떻게 볼까. 실제 이야기는 영화보다 수만배는 잔인했을 것”, “예고편만 봐도 눈물이 난다”,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는지 몰랐다. 부끄럽다. 두 번 세 번 보겠다”는 이도 있었다.
“일본이 왜 소녀상을 없애고 싶어하는지 알 것 같다”, “아픈 과거사도 돈 받고 눈감아주는 나라로 보일까 봐 두렵다”며 한·일 정부의 협상을 비판하는 이도 있었다. 영화를 세계 각국에 수출해 일제의 만행을 알려야 한다, 예고편에 영어 자막을 붙이자는 의견도 있었다.
예고편은 <한겨레> 페이스북에 공개한 지 하루 만에 30만회 가까이 재생됐으며, 3일 동안 1만4000건 이상의 추천(좋아요)가 붙었다.
영화 <귀향>은 조정래 감독이 14년간 제작한 작품으로, 대기업과 배급사의 투자 포기 등으로 제작이 중단될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시민 7만5000여명의 후원에 힘입어 완성됐으며, 오는 2월24일 개봉될 예정이다.
7만 5천 시민의 후원으로 제작된 <귀향>, 2월24일 드디어 개봉합니다.#귀향 #예고편_공개 #위안부_피해_실화
"위안부 피해 증거가 없다고? 이 영화가 바로 문화적 증거" [귀향]
<귀향> 언론 시사회가 4일 오후 2시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조정래 감독과 주연배우 최리, 서미지가 참석했다.
<귀향>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구성된 픽션으로 일본군에게 위안부로 끌려가 죽은 소녀들의 영혼을 어린 만신이 귀향시킨다는 이야기다. 영화를 연출한 조정래 감독은 <두레소리>와 <파울볼>을 연출한 바 있다.
시사회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는 기자들의 열띤 질문이 이어졌다. 특히 일본인 취재 기자가 ‘영화 속 학살장면은 정치적 의도가 가미된 픽션이 아니냐’는 식으로 묻자 조정래 감독이 격앙된 어조로 답변하기도 했다. 조정래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화가 나는 게 위안부 피해 증거가 없다는 말이다. 증언집도 많을뿐더러 이 영화 자체가 문화적 증거가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아래는 조정래 감독, 그리고 최리와 서미지 배우와의 일문일답이다.
어린 만신이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캐릭터를 등장시킨 이유는 무엇인가?
감독:강일출 할머니의 ‘태워지는 처녀들’이라는 그림을 보고 이 영화를 만들 결심을 했다. 그 그림을 보고 많은 충격을 받았다. 소녀들이 타향에서 불타며 외롭게 돌아가셨으니 영화에서나마 고향으로 모시고 싶었다. 영화가 한 번 상영될 때마다 한 분의 영혼을 고향으로 모신다는 생각으로 영화 속에 무녀를 등장시켰다. 사실 이 영화는 정치적인 영화가 아니다. 위안부 피해 여성의 문제는 전세계의 인권 문제다. 유태인 학살이 유태인 개별의 문제가 아니라 전쟁범죄, 인권의 문제인 것과 마찬가지다.
영화가 해외에서 시사회를 했다고 들었다. 해외 반응은 어떻던가?
감독:얼마 전 외국에서 후원 시사회를 진행했다. 정말 많은 교민들과 미국인, 정치인들이 왔다. 현지분들이 ‘미국인이 영화를 보고 펑펑 우는 건 처음 본다’고 말하더라. 미국 문화에서는 슬픈 영화를 봐도 슬픔을 참는 게 미덕이기 때문이다. 제임스 로툰도 시장님이 펑펑 울고 나서는 ‘이 영화는 파워풀한 영화다, 전세계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다. 말할 필요도 없이 교민들도 많이 우셨다. 그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브라운대에서도 상영을 했다고 들었다.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나?
감독:와세다 대학교에 다니는 일본인 여학생은 너무 많이 오열했다고 말했다. 그 분은 나를 계속 따라다니면서 미안하다고 했다. 이런 사실이 있었단 걸 몰랐으며 몰랐다는 게 부끄럽다고도 했다.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많은 일본인들이 봤으면 좋겠다고 대화를 나누었다. 브라운대 시사회에서는 거의 80% 이상이 미국인 학생으로 채워졌다. 브라운대의 한 교수님은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모여 영화를 본 건 처음이라고 하셨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원래 15분 예정이었던 Q&A도 한 시간 이상 진행됐다. 정말 많은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영화를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하다고, 수 백 번은 말한 것 같다.
많은 배우들이 재능기부 식으로 참여했는데.
감독:손숙 선생님을 비롯해 오지혜 씨 등 정말 많은 배우들이 재능기부에 가깝게 출연해주셨다. 재미교포 분들도 많이 출연하셨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중점을 둔 건 원어민이 제대로 일본어를 구사하는 것이었다. 일본관객들이 이 영화에 영화적으로 공감하길 바랐기 때문이다. 배우를 구하기까지 지난한 세월이 이어졌다. 그런데 재미교포 분들이 온갖 궂은 일을 다 하시면서까지 출연해주시더라. 특히 ‘정민’ 역을 맡은 강하나 양은 재일교포 4세로 제주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위험한 상황인데도 촬영에 임해주신 재일, 재미교포 분들과 일본 사회에서 모금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시나리오가 만들어지고 개봉하기까지 14년이 걸렸다. 어떤 일들이 있었나?
감독:제작기간이 오래 걸렸지만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간 건 4월부터 6월까지다. 하루 2회차 분량으로 총 44회차를 촬영했다. 강행군이었다. 그런데 막상 촬영을 끝내고 나니 후반작업비가 없어 클라우드 펀딩으로 모금을 했다. 8.15 광복절에 나눔의 집 할머니들께 이 영화를 상영하겠노라고 약속한 게 있어 빨리 영화를 만들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래서 영화 제작기와 이야기가 담긴 15분짜리 미니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서 보여드렸다. 15분 동안 기쁘긴 커녕 가슴 떨리고 긴장이 돼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런데도 할머니들은 그걸 보고 우시면서 많은 좋은 말씀들을 해주셨다. 이후 부족한 비용은 시민들이 모금 해주셨고 후반작업 제작진들도 터무니 없이 적은 진행비로도 정말 열심히 해주셨다. 2002년 아무 것도 모른 채로 할머니들을 만났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남자로서의 죄의식이 들었다. 항상 내 곁엔 할머니들이 함께 계셨다.
배우로서 쉽지 않은 작품에 출연했다. 영화를 본 소감이 어떤가?
최리:고등학생 때 감독님께서 시나리오를 전해주셨다. 너무 큰 역할이라 처음에는 거절했다. 그런데 강일출 할머니께 한 시간 동안 얘기를 듣고 나니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이 역할을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처음엔 영화를 봐도 울지 않을 것 같았는데 영화를 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영화가 알려졌으면 좋겠다.
서미지:처음에는 인터넷으로 시나리오를 봤다. 시나리오를 보고 나서 정말 많이 울었다. 이 작품에는 꼭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오디션에 참가했다. 꼭 배우가 아니더라도 다른 방식으로라도 이 영화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 영화를 찍으면서 영화를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국민 여러분이 도와주신 덕에 영화가 개봉하게 돼 정말 감격스러웠다. 나비가 고향으로 날아드는 장면에서는 타향에서 돌아가신 소녀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뜻깊은 영화에 참여하게 돼 영광이다.
실제 일본인도 출연했다고 들었다.
감독:실제 일본인들도 출연해 열연하셨다. 안타깝게도 편집에서는 없어졌다. 자비로 비행기를 타고 와 출연해주신 그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이해해주셨다. 편집한 이유는 러닝타임이 길어진다든가 드라마적으로 중언부언했기 때문이다. 마음 아프다.
인권이 유린되는 장면들이 세트장을 통해 표현됐다. 땅을 파고 시체를 넣거나 위안부가 모여있는 세트장을 준비하면서도 마음이 무거웠을 것 같았는데 에피소드가 있나?
감독:제작진들과 함께 틈만 나면 나눔의 집의 역사관을 돌아봤다. 나눔의 집 아래에는 위안소의 모델과 실제 기물들이 있다. 좀 기괴한 얘기지만, 나눔의 집 역사관은 신기할 정도로 한기가 심하다. 역사관의 자료와 고증을 바탕으로 세트를 짓고 고사를 지내 촬영을 하는데 거기서도 한기가 돌았다. 세트장에만 들어가면 너무 추워졌다. 스텝들이 정말 힘들어했다. 다들 강건한 사람들이었는데도 우는 게 일이었다. 다들 최선을 다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일본이 나쁘다, 일본 제국주의를 고발하자는 영화가 아니다. 일단 영화를 통해서나마 타향에서 돌아가신 분들을 고향으로 모시고 싶었고 영으로나마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서 만든 영화다. 한 마디로 <귀향>은 치유의 영화다. 정치적인 영화가 아닌 휴먼 드라마로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한다. 아직까지 고통 받고 계신 마흔 여섯 분의 할머니들이 치유 받고 영령들이 마음을 푸실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실제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나 뵙고 인터뷰 하며 기억에 남는 게 있나?
서미지:촬영 전에 나눔의 집을 방문해 할머니들을 마주했다. 할머니들은 아직까지도 일본어를 구사하시며 영화를 꼭 만들어달라고 우셨다. 마음이 아팠다. 내 두 손을 꼭 붙잡고 영화를 만들어 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영화를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적인 영화가 아니라고 말했지만 이 영화 속에서는 일본군이 대규모 학살을 자행했던 장면이 등장한다. 그 학살이 어느 정도가 사실인 건가?
감독:앞서도 말했듯이 이 영화는 강일출 할머니의 ‘태워지는 처녀들’이라는 그림에서 시작했다. 일제 강점기 치하에서 20만 명의 조선인 여성들이 전장에 끌려갔고 238명만 돌아왔으며 지금은 46명만 살아계신다. 많은 일본인들이 위안부 피해에 대한 증거가 없다고 하지만 증언집에 학살에 대한 수많은 기록들이 남아있다. 소용없다고 판단하면 산에 끌고 가 죽여 버린다는 얘기가 많다. 위안부 증언집은 죽음의 기록이다. 산 자가 죽은 자에 대해 말한다. 이 영화를 만들고 시사회를 진행하면서 가장 화가 나는 말이 증거가 없다는 말이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은 증거로 취급하지도 않는 현실에서 내 영화가 문화적 증거로 남았으면 좋겠다. 2014년 10월 24일, 티저 영상을 찍어 공개했다. 이 영상은 정민이가 ‘아버지, 아버지’하며 달려가는 장면만 있다. 그런데 많은 외신 기자들이 정말로 그렇게 어린 소녀들이 끌려갔냐고 물었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끌려갈 때의 나이가 평균 16세다. 이 영화가 개봉된 뒤 어떤 일이 벌어질 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난 미국에서 만난 일본인들이 내 손을 잡으며 고맙다고 말할 때 구원을 받은 것 같았다. 미국의 한 보수 잡지가의 기자는 내게 여자로서 고맙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지막 인사말
감독:영화에 관심 가져주신 내외신 기자에게도, 스텝들에게도 감사하다. 개봉을 앞두고 간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는데 이렇게 영화를 개봉하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날 것 같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내게 영화를 만들라고 말씀하시기 보단 우리가 알려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셨다. 그 말씀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알 수 있게 도와주셨으면 좋겠다.
최리: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 영화가 나오기까지 도와주신 시민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서미지: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두서없이 대답한 것 같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글_이지혜 기자(wisdom@movist.com 무비스트)
[네티즌 리뷰]-금싸라기/ 2016.01.16
언니야, 이제 집에 가자!
서울극장에서 시사회를 준비한 조정래 감독의 영화 귀향(2015)을 보고 왔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 예상으로는 대강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을 섞어 한 편의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잘 짜여진 영화 한 편이겠구나는 생각으로 관람을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내용은 더함도 덜함도 없는 할머니들의 증언으로 구성된 사실 그 자체였습니다.
사실 여태껏 다큐멘터리 이상의 위안부 피해자의 영화를 찍는다는 것은 여러모로 정치적, 혹은 사회적인 파문과 리스크를 감안해야 하는 일임이 공공연한 비밀이었습니다.
요즘같은 현대에 못 건드리는 게 없는 대한민국 영화사에서 드라마로 구성된 위안부 피해자의 영화 한 편이 제대로 나온 적이 없다는 사실을 보면 이 리스크가 제작자에게 얼마나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영화소재로 건드리지 못한 마지막 금단의 열매가 바로 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입니다.
정말 잘 만들어야 본전인 것이지요..만에 하나 조금이라도 사실과 다르거나 허위가 있거나 혹은 너무 지나치다면 사회적으로 비난의
대상이 될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일일테니까요.
<더군다나 지금 한국과 일본 정부가 서로 위안부의 이야기를 정치적인 득실을 가지고 정작 피해 당사자와 그 어떤 이야기도 나누지 않은 상태에서 화해무드로 가져가려고 여러모로 무.리.한. 애를 쓰고 있는 지금에서는 더더욱 이 영화가 주는 파장이 클 수도 있습니다. 같은 위안부 피해국가중 하나인 타이완에서 피해 여성들과 긴밀한 만남을 가지며 일본정부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모습은 지금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매우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
영화의 주연을 맡은 배우 강하나씨의 인삿말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를 처음 찍기 시작했을 때가 고등학교 3학년..
촬영을 모두 마치고 개봉을 기다리는 이 시점은 무려 3년이 더 지난 대학교 3학년이랍니다. 이 시간은 오직 이 영화가 개봉되지 아니하면 어쩌나 어쩌나 하는 안타까움으로 점철됐다고 얘기하는 순간, 이것은 단지 배우가 찍은 영화의 개봉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진심을 느끼게 했습니다. 또한 이 영화가 한 번 상영됨으로써 당시 희생된 피해자의 영혼이 집으로 돌아온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영혼이 이제 귀향' 할 수 있도록 이 영화를 응원하고 사랑해야한다는 멘트와 함께....
재일교포 2세와 3세 배우도 이 영화의 일본군 역으로 참여했더군요. 사실 관람 전에 먼저 인삿말을 들은 터라 그 이미지가 굳지 않았지만 영화를 관람하고 나오는데 참여한 배우들이 모두 관람객들에게 밖에서 일일히 감사합니다' 를 외치며 인사를 하는 그 장면 또한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2012년 시사회에서 봤던 '26년'이란 영화의 기억이 나더군요. 그 영화 역시 펀딩 영화로서 많은 시민의 참여와 후원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만 사실 완성도 면에선 많이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이 귀향'은 영화를 보는 내내 완성도와 배우의 열연, 그리고 시나리오의 참신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이 영화는 목단강 위안소에 납치되듯 끌려가 생활하게 된 정민과 영희 외 꽃같은 어린 소녀들이 어떻게 일본군에게 능멸을 당하는지 자극적인 화면 없이 담담하게 기술해 나갑니다. 이 부분에서 지나친 사운드와 자극적인 화면이 있었다면 눈살을 찌푸렸을 텐데 감독은 오로지 아리랑'과 가시리' 를 우리 국악에 맞춰 읊조리듯 배경음악으로 깔아 당시 피해 여성들의 처절한 실상에 깊이 공감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와 현대를 오가며 현대의 어리지만 신내린 무녀의 입을 통해 당시 억울하게 죽어간 소녀의 영을 달래는 귀향 굿' 을 보여주기에 이릅니다.
이 구성이 참으로 절묘하게 과거와 현대를 아우릅니다. 제작진의 노고가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배우 손숙씨가 위안부 피해자로 분하여 열연을 펼칩니다.
영화감상 중 함께 분노하게 되는 장면은 의외로 일본군의 폭력이나 잔인한 장면에 있지 않았습니다.
위안부 피해자임을 자진 신고하기 위해 동사무소에 갔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못해 신고하러 왔음을 말하지 못하고 돌아서는 손숙씨의 등뒤로 동사무소 주사들끼리 주고 받는 이야기가 들려 옵니다.
"우리 동에는 신고자들 없나 봐요."
"있겠어, 그럼?"
"아니, 왜요?"
" 좀 그렇잖아, 미치지 않고서야 어떤 사람이 내가 피해자요, 하고 신고하겠어??!!"
"그래, 내가 그 미친 년이다, 이놈아!!"
대한민국 정부는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정신대 최초 증언으로 이슈화된 위안부 피해자 신고제를 실시하면서 이 사안의 중대함을 수면 위로 올리게 됩니다.
당시에 내가 피해자임을 신고해야만 할 수 밖에 없는 피해자들의 정신적 어려움.. 그들을 바라보는 냉소적인 사회적 시선은 일본군에게 느꼈던 수치심과는 또다른 수치심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에게, 주변에게 느껴지는 또다른 차가움이 다시 그들을 외로움 속에 빠뜨리지는 않았을지 반성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관람을 마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에 모두 다 아무 말없이...눈물과 감정을 추스리고 있는 그 순간 전 참으로 철이 없게 크레딧에 올라간 제 이름을 발견하곤 아내를 툭툭 치며
"저기 내이름..."
까지 말하곤 꼬집혔습니다. 끝까지 좋았어야 했는데..좀 창피했습니다.
이 영화는 반드시 제대로 개봉돼 많은 대한민국 사람들, 재한일본인, 해외동포들이 관람해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재미로만 보는 것이 아니란 점을 상기해 본 귀향' 후기였습니다. 물론,,드라마인만큼 재미의 측면이 충분히 있습니다만 리뷰에는 그 부분을 살려 적지 않겠습니다. 반드시 영화에서 확인하시기를..
끝으로 조정래 감독이 과로로 쓰러져 시사회에 참여하지 못했는데 어서 회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출처:daum 영화 )
'영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순응자(1970) (0) | 2016.02.21 |
---|---|
동주(DONGJU, 2015) (0) | 2016.02.18 |
유리(Yuri, 1996) (0) | 2016.02.04 |
자객 섭은낭 (The Assassin, 2015) (0) | 2016.01.30 |
아버지의 초상 (La loi du marché ) (0) | 2016.0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