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응자(1970)-l Conformista The Conformist
-감독: 베르나르도 베루톨루치 /개봉 2016-01-28
배우:장-루이 트린티냥, 스테파니아 산드렐리, 도미니크 샌다
장르:드라마/ 시간:111분
○줄거리
사려 깊은 동료 그리고… 파시스트.
그저 평범하게 살기 위해 세상에 순응한 한 남자의 필사적인 선택!
로마의 유복한 집안에서 자란 마르첼로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아버지로 인해 불안에 시달린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이 유일한 목적인 그는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자 중산층 집안의 줄리아와 결혼하고, 대중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무솔리니 정권의 비밀경찰에 자원한다. 첫 임무로, 자신의 스승이자 프랑스에서 정치적 망명 중인 반독재 인사 콰드리 교수의 암살을 지시받은 마르첼로는 파리로 신혼여행을 떠나 콰드리 교수와 그의 아내 안나에게 접근한다. 처음엔 경계와 의심을 늦추지 않던 이들 부부는 그를 차차 신뢰하게 되지만, 안나에게 걷잡을 수 없이 끌리게 된 마르첼로는 자신의 본심과 임무 사이에서 혼란을 겪게 되는데…
죽기 전에 반드시 봐야할 영화 1001 선정!
로튼토마토 신선도 100%! 메타크리틱 100점!
세계가 인정한 압도적 걸작 <순응자> 46년 만에 국내 최초 개봉!
<마지막 황제>, <몽상가들>을 연출한 세계적 거장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순응자>가 영화가 제작된 지 46년 만에 국내에서 최초로 극장 개봉한다. 이탈리아 문학의 거장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소설 [순응자]를 만 29세의 베르톨루치가 각색•연출한 <순응자>는 기존 사회 질서에 순응하여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고자 파시스트가 된 청년 마르첼로를 통해 인간의 본성과 파시즘 그리고 성 정치학을 탐구한 걸작으로, 국내 씨네필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수없이 회자되었으나 아직까지 국내에서 정식으로 개봉된 적 없는 작품이다.
<순응자>는 미국의 영화정보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 100%, 영화평론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비평가 점수 100점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우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역대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 100%를 기록한 작품으로는 오손 웰즈의 <시민 케인>, 로베르트 비네의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 알프레드 히치콕의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구로사와 아키라의 <라쇼몽>, 로만 폴란스키의 <혐오>, 존 휴스턴의 <말타의 매> 등이 있으나, <순응자>는 메타크리틱에서도 비평가 점수 100점이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하며 명실공히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순응자>는 로튼토마토 선정 세계 100대 영화, 토론토 영화제 선정 세계 100대 영화,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선정 100대 영화, 죽기 전에 봐야 할 영화 1001편에 올라 있는 세계 영화사의 압도적 걸작으로, 외신들 역시 “'위대하다'는 찬사가 진정으로 어울리는 영화”(워싱턴 포스트), "이제껏 당신이 보지 못했던 눈부신 매혹과 파격"(뉴욕타임즈),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가장 위대하고 강렬한 걸작”(빌리지 보이스), “베르톨루치 최고의 작품”(필름크리틱.com), “의심할 여지 없는 마스터피스”(LA타임즈), "도덕적, 정치적 비겁함에 대한 아름다운 초상"(인디펜던트), “고전적인 이미지는 놀랄만큼 아름다우며, 스토리텔링은 그 이상으로 강렬하다”(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영화가 가장 중요한 예술이었으며 그 가능성이 무한했던 시대를 기억하게 하는 작품"(Dave Kerr) 등의 찬사를 쏟아내며 그 영화사적 가치와 높은 작품성을 입증하고 있다.
<대부> <택시 드라이버>를 탄생시킨 걸작!
내로라하는 세계적 거장들의 뜨거운 극찬과 오마주!
거장들의 거장, 베르톨루치의 위대한 유산 <순응자>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독보적•혁명적 마스터피스 <순응자>는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마틴 스콜세지 등 수많은 세계적 거장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은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순응자>는 진지한 주제를 장중하고 화려한 수사학으로 풀어내는 베르톨루치의 놀라운 연출력을 엿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세계적인 촬영감독 비토리오 스토라로가 이뤄낸 경이로운 촬영 기법,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미묘한 편집, 건축과 패션을 아우르는 스타일리시한 영상미로 이후 제작된 영화, 드라마, 광고 등에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영화인들에게는 마치 혁명과도 같았던 작품인 <순응자>는 아메리칸 뉴웨이브 시네마에 막대한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부> 시리즈와 <지옥의 묵시록>을 연출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택시 드라이버>와 <분노의 주먹>의 마틴 스콜세지에게 모더니즘의 포문을 열어준 영화이기도 하다. 실제로 <대부 II>에서 낙엽이 흩날리는 <순응자>의 명장면을 차용한 바 있는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은 “<순응자>는 내게 모더니즘을 잉태시켰다.”라고 밝힌 바 있으며,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택시 드라이버>는 모호한 1인칭 시점과 표현주의 기법을 <순응자>로부터 물려받았다. 스콜세지 감독은 “<순응자>로 베르톨루치는 내게 경외의 대상이자 질투의 대상이 되었다.”고 고백했으며, 2000년대에 큰 인기를 얻은 HBO의 마피아 드라마 [소프라노스]도 <순응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파고>, <바톤 핑크> 등을 연출한 조엘 & 에단 코엔 감독이 <순응자>를 두고 “새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언제나 스태프들과 함께 챙겨 보는 영화.”라고 밝힌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특히 <밀러스 크로싱>의 대표 씬인 숲 속 처형 장면을 비롯한 여러 장면들에서는 <순응자>의 오마주가 발견되며, 건조한 표정에 중절모를 쓴 두 작품의 주인공들 역시 묘하게 닮아 있다. “모든 면에서 완벽에 가까운 지점에 도달한 작품.”이라며 뜨거운 극찬을 남긴 박찬욱 감독 역시 <복수는 나의 것>을 통해 이 작품을 오마주한 바 있는 등, <순응자>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세계적 거장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빼어난 영상미와 유려한 사운드트랙, 완벽한 미학적 성취!
촬영감독 비토리오 스트라로 & 작곡가 조르주 들루뤼
베르톨루치 사단이 선사하는 황홀한 영화적 경험!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미학의 정점을 보여주는 <순응자>에서 단연 으뜸은, 보는 이들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는 압도적인 미장센이다. 낮은 높이에서 카메라를 움직이는 현란한 테크닉, 빛과 어둠을 경계 짓는 탁월한 조명 효과, 철저하게 계산된 트래킹 숏, 완벽한 화면 구도와 대담한 앵글 그리고 공간과 여백의 미는 황홀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하는데, 이는 당대 최고의 촬영감독 비토리오 스토라로(Vittorio Storaro)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거미의 계략>, <순응자>,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1900년>, <마지막 황제>, <리틀 부다> 등 베르톨루치의 작품 이력 전체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많은 작품을 함께 했던 비토리오 스토라로는, 베르톨루치의 영화 외에도 <지옥의 묵시록>, <딕 트레이시>, <탱고> 등의 촬영을 담당한 세계적 촬영감독으로 정평이 나 있다. 당대에는 시도되지 않았던 참신한 촬영•조명 기법으로 그가 선보인 경이로운 영상미학은 이후 제작된 영화, 드라마, 광고, 시각 이미지 등에 큰 영향을 끼쳤는데, 특히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대부 II>, 코엔 형제의 <밀러스 크로싱>, 박찬욱의 <복수는 나의 것> 등 거장들의 대표작들에서 <순응자>의 여러 장면이 오마주된 것을 살펴볼 수 있다. 베르톨루치는 비토리오 스토라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스토라로는 그림붓이자 빛이었고, 내가 도저히 따를 수 없는 화가의 손이었다. 내게 빛과 색채의 관념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시각화하기 위한 언어밖에 없었지만, 그는 그것을 늘 현실로 바꿔냈다.”
<순응자>의 빼어난 영상미와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더욱 부각시키는 것은 다름 아닌 작곡가 조르주 들루뤼(George Delerue)의 품격있는 사운드트랙이다. 프랑수아 트뤼포, 장 뤽 고다르, 알랭 레네, 루이 말 등 누벨바그 거장들과의 협업으로 ‘영화계의 모차르트’란 수식어를 거머쥔 조르주 들루뤼는, <순응자>에서 영화의 분위기와 정서를 십분 살리는 음악들로 완성도와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배신과 음모가 도사리는 도시의 냉혹함, 쫓고 쫓기며 서로의 의중을 시험하는 등장인물들 사이의 긴장감, 그 속에 소품처럼 존재하는 우아함, 낭만, 향수가 사운드트랙 안에 모두 담겨있어 관객들을 전율케 할 전망이다.
시대에 순응하여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세월을 뛰어넘어 심장을 관통하는 거장의 강렬한 메시지!
여러 번 감상할수록 매번 다른 깊이를 선사하는 걸작!
<순응자>는 남들과 같아지기 위해, 단지 평범하게 살기 위해 세상에 순응한 한 남자 마르첼로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화 속에는 "평범함", "정상적인 삶"이라는 표현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마르첼로는 어떤 확고한 확신을 가지고 파시즘에 투신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주인공의 친구는 마르첼로에게 “다들 남들과 달라지고 싶어하는데, 자네는 남들과 같아지길 원하는군.” 이라고 말한다. 그는 “정상적인 삶”을 살기 위해 평범한 가문의 아내를 맞이하고, “정상적인 남자”가 되기 위해 무솔리니 정부의 비밀 경찰에 가담한다.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그는 평범해지려고 애쓰지만, 군중 속에서 여전히 도드라진다. 특히 파리의 댄스홀 장면에서 춤추는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홀로 고립된 그의 모습은 ‘순응자’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원작 소설과는 다르게 과거와 현재를 수시로 오가는 비선형적인 서사 구조로 연출된 <순응자>는 결말 역시 원작과는 다르다. 하지만 원작자 알베르토 모라비아는 베르톨루치의 각색을 매우 만족스러워 했다고 한다. 원작의 정수를 그대로 살려낸 <순응자>는 주인공의 내면을 파고드는 예리한 카메라 워크와 회상 씬들로 직조되는 다층적인 스토리, 느와르적인 긴장감이 넘치는 화면 구도로 관객을 한껏 몰입시킨다. 더불어 마지막 장면의 반전은 영화를 두 번째, 세 번째 관람할 때 각 장면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며 감상의 깊이를 배가시킨다. 뿐만 아니라 직선적이고 차가운 파시스트 건축과 예술적이고 낭만적인 파리의 모습에서 나타나는 이미지와 관념의 결합은 <순응자>가 얼마나 정교하고 장엄하게 연출된 걸작인지를 보여주며, ‘눈먼 자들’로 대변되는 상징은 정치 이데올로기, 국가와 개인에 대한 성찰을 불러일으킨다.
영화 <순응자>가 만장일치로 칭송받는 걸작의 반열에 오른 이유에는 촬영, 편집, 미술, 음악을 아우르는 매혹적인 스타일뿐 아니라 시대를 초월한 심오한 주제 의식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현 시대에도 많은 이들이 시대에 순응하며 살고 있으며, 보편적이면서도 위험한 존재인 ‘순응자’에 대한 거장의 강렬한 메시지는 관객들로 하여금 공감과 연민을 불러 일으키는 동시에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 것이다. 반 세기가 흐른 후에도 여전히 유효한, 심장을 관통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순응자>는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여운을 선사할 것이다.
[ BEHIND ]
<순응자>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가 과거의 적인 파라마운트 영화사와 손잡고 만든 작품이다. 당시 고다르는 그때까지 관계를 맺고 있던 상업적인 배급망을 다 끊고 노동자, 지식인들과 함께 혁명영화를 만들고 있었다. <순응자>에서 마르첼로가 죽이러 가는 과거의 은사 콰드리는 고다르와 발음이 비슷하다. 콰드리의 파리 집 주소와 전화번호는 고다르의 그것이었다. 콰드리의 부인인 안나 역시 당시 고다르의 부인이었던 안느 비아젬스키와 이름이 비슷하다. 베르톨루치는 처음에 이런 게 다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중에 자문자답했다. “좋다. 이 모든 게 중요하다. 나는 마르첼로이며 파시스트 영화를 만든다. 혁명영화를 만들며, 내 선생이었던 고다르를 죽이기를 원한다.”
<순응자>에 나오는 암살 장면은 영화사상 가장 장엄한 암살 장면일 것이다. 안개가 어렴풋이 낀 숲가에서 콰드리는 선 채로 열 번도 넘게 마르첼로 일행의 칼을 맞는다. 1970년 <순응자>가 파리에서 처음으로 상영되는 날 고다르는 베르톨루치에게 만나자는 전갈을 보냈다. 그날 밤 생제르맹에 있는 약국 앞에서 베르톨루치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고다르를 기다렸다. 야바위꾼과 수상한 사람들로 가득 찬 생제르맹 주위의 인파들 사이에서 이윽고 고다르가 나타났다. 고다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종이 한 장을 손에 건네주고는 밤의 어둠 속으로 사라져갔다. 그 종이에는 모택동의 초상이 그려져 있었고 그 위에 다음과 같은 글씨가 붉은 잉크로 씌어 있었다. ‘이기주의와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라.’ 베르톨루치는 종이를 찢어 버렸다.
“모택동의 초상화는 다소 광신적인 데가 있는 세속의 수도사 고다르가 죄 많은 나에게 준 성상화였다. 물론 고다르는 모택동 초상의 종교적 힘을 믿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도대체가 종교적 품성이라고는 없었다.”
이때부터 베르톨루치는 고다르와 결별했다. 그리고 60년대와 헤어졌다. 혁명의 종교적 주술도 뒤로 던졌다.
-김영진 [평론가 매혈기] 中-
[씨네21 = 글:김소희]
마르첼로(장 루이 트랭티냥)와 줄리아(스테파니아 산드렐리)는 결혼을 앞둔 커플이다. 어느 날 줄리아가 클레리치 가문의 비밀을 폭로하는 익명의 편지를 받았노라고 말한다. 편지에 따르면 마르첼로의 아버지는 매독으로 인한 정신병을 앓고 있다. 실제로 마르첼로의 아버지는 정신병동에 수감 중이다. 마르첼로는 아버지를 찾아가지만, 그와 화해할 수 없다는 사실만을 확인한 채 돌아선다. 어린 시절 성인 남자에게 성추행을 당하는 등 ‘비정상’적인 것들에 둘러싸인 채 자란 마르첼로는 ‘정상’적인 것을 추구하며 산다. 줄리아와의 결혼도, 그가 파시스트가 된 것도 당대에는 그것이 평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마르첼로는 당국으로부터 프랑스로 망명한 은사, 콰트리 교수를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는다.
“내게 영화 만들기란 아버지를 죽이는 나의 방식임을 깨달았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은 <순응자>를 만든 지 수십년 후, 다시 이 작품을 회고하며 이렇게 말했다. 여기에서 ‘아버지’는 명망 높은 시인인 아버지 아틸리오 베르톨루치이자 그의 영화 세계에 영향을 준 장 뤽 고다르이기도 하며, 역사적으로는 파시즘이기도 할 것이다. 베르톨루치의 작품에는 정치적인 것과 개인적인 것이 경합을 벌이며 뒤엉키는 경향이 짙은데, 이 작품은 그런 베르톨루치 영화 세계의 원형이 새겨져 있다. 누벨바그의 자장 아래에서 출발한 감독이 그 흐름에서 벗어나 작가주의와 전통의 화해를 시도하며, 특유의 스타일을 태동시킨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부성에서 파시즘의 뿌리를 찾는다는 점에서 같은 해에 완성한 <거미의 계략>과 직접 연관된다. 세심한 미장센은 영화의 메시지와 긴밀히 조응한다. 이를테면 유리를 통해 부스 밖이 내다보이는 공간과 막힌 벽 사이를 주인공이 오가는 장면에서 카메라 역시 그의 움직임을 따라 수평으로 움직인다. 이에 따라 그가 점한 공간이 전혀 다르게 보인다. 한 화면 내에 공간의 성격을 분화시키면서 정상/비정상의 이분법적 구획에서 오는 폭력성과 그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물의 내면을 표상한다. 1972년 제6회 전미비평가협회상 감독상, 촬영상을 받았다.
- 1962년: 영화 '냉혹한 학살자' 로 데뷔
수상
- 1988년 아카데미시상식 최우수감독상
- 1989년 영국 영화·텔레비전 예술 협회 최우수영화상
- 2007년 제64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명예 황금사자상르나르도 베르톨루치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는 현대영화의 한 장을 목격하고 때로는 창조하기도 하면서 60년대, 70년대, 80년대, 90년대를 질풍노도처럼 달려온, 현대영화의 거장이다. 마르크스를 숭배하던 이태리의 공산당원 청년 베르톨루치는 프로이트를 읽고 성정치학에 매달리는 중견감독의 길로 나아갔으며 40줄 중반을 넘어서서는 중국, 모로코, 네팔 등을 배경으로 동양의 얘기를 찍었다. 6, 70년대의 청년 베르톨루치가 정치와 역사와 사회를 얘기했다면 90년대 중반에 들어선 베루톨루치는 미학을 얘기한다.
베르톨루치는 아주 젊었을 때부터 영화를 찍었다. 22살에 첫 영화를 찍었고 24살에 만든 <혁명전야>로 비로소 감독으로 태어났다. 마르크스를 떠올리게 하는 <혁명전야>는 부르주아인 자기 출신과 마르크시즘 사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청년의 얘기. 동시에 프랑스의 장-뤽 고다르와 할리우드 고전의 대가 하워드 혹스의 영화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영화들로부터 따온 인용들로 가득찬 작품이다.
베르톨루치의 영화중 가장 현기증나는 스타일의 영화 <순응자>는 어렸을 때 동성애자에게 강간당할 뻔했던 기억 때문에 마음 속 깊숙히 자신이 정상인임을 증명하기 위해 시대의 대세인 파시즘을 받아들인 주인공 마르첼로가 과거의 스승이자 파리에 망명중인 반파시스트 운동가 콰드리 교수를 암살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마치 거미줄처럼 조각 조각 얽혀있는 마르첼로의 과거 회상 장면을 보여주는 화려한 스타일은 한 개인에게 달라붙어 있는 강박관념이 어떻게 잘못된 행동을 이끄는가를 보여주는 형식의 모범이다. 베르톨루치는 오손 웰즈, 조셉 폰 스턴버그, 페데리코 펠리니의 스타일을 떠올리게 하는 장중하고도 화려한 스타일로 60년대 유럽 예술영화의 뛰어난 수사학을 증명했다.
<순응자>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후, 생면부지의 두 남녀가 아파트 안에서 이름도 모르는 채 성교를 나누는 파격적인 발상으로 만든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는 외설시비를 일으키면서 당시까지 베르톨루치의 영화 가운데 최고인 6천1백만달라의 수익을 올렸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는 체제의 혁명 대신 개인의 혁명, 계급과 성을 불문한 채 순수한 나눔이 가능한가라는, 공상적 질문을 던진 68년 혁명 세대의 쓸쓸한 패배주의가 배어 있는 자화상이기도 하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가 성공하면서 베르톨루치는 4시간 10분짜리 대작 <1900년>을 만들었다. 1900년 같은 해에 태어난 지주와 소작농의 아들이 45년 이태리가 파시즘에서 해방될 때까지 굴곡많은 우정을 나누는 과정에서 이탈리아 현대사를 다룬 이 영화는 미국 개봉시 축약본으로 개봉하는 수모를 겪으며 작품의 미학적, 정치적 입장에 관한 찬반양론을 일으켰다.
<1900년> 이후에 베르톨루치의 경력은 잠시 하강곡선을 그렸다. 그리고 82년 <어리석은 남자>를 끝으로 베르톨루치는 이태리를 떠났다. 자신이 몸담고 있었던 이탈리아를 비롯한 서구 사회의 파시즘의 잔재에 모멸감을 갖고 있었던 베르톨루치는 황제가 자연스럽게 평민이 되는 인생 유전에서 중국 공산당의 성공을 보고 <마지막 황제>(1986)를 찍었으며 중동의 오지에서 겪는 백인 여성의 성적, 정신적 모험을 담은 <마지막 사랑>, 부처의 젊은 시절을 다룬 <리틀 부다> 등을 통해 동양의 정신세계를 답사하려는 그 자신의 매혹을 표현했지만 이 시기의 베르톨루치 영화가 이국취향의 속물 스펙타클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베루톨루치가 13년만에 이탈리아에서 찍은 <스틸링 뷰티>는 고향인 이태리의 투스카니 지방을 방문한 19살 먹은 루시 하몬이라는 소녀의 성장담이 줄거리. 언뜻 정치와는 상관없어 보이지만 사실 <스틸링 뷰티>는 68년 프랑스 5월 혁명때 정치적으로 참여했던 사람들의 행동과 같은 노선에 있는 영화다. 영화 배경인 투스카니 지방의 여주인공 고향집에 사는 지식인들은 혁명이 실패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언덕 꼭대기에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에 둘러 쌓여 자신들을 숨기고 있다. 어떤 한 세대의 표상인 것이다. 그러나 이 세대는 무력하고 생명력에 넘치는 새로운 세대는 과거의 역사를 모르고 있다. 베르톨루치는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이 세대의 생명력이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 낼 것이기 때문이다. <스틸링 뷰티>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여주인공 루시 하몬 세대가 보는 세상, 약동하는 아름다움으로 가득찬 자연의 미를 포착한 화면으로 눈부시다.
마르크스, 프로이트, 동양을 거쳐온 베르톨루치는 그 자신의 말대로 "시대를 요약하는 영화의 이미지를 잡기 위해" 분투한 현대 영화의 위대한 한 세대의 표징이다. 베르톨루치의 영화들은 복잡한 인생의 현실을 영화로 담기 위해, 그리고 현실의 대세에 끌려가기 보다는 그 대세와 싸우기 위해 갖은 미학적 통로를 발견하려 애쓴, 위대한 영화세대의 유산으로 남아 있다. (김영진/1998) -다음영화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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