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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만 200차례 공습…‘아비규환’ 시리아 알레포

금동원(琴東媛) 2016. 9. 27. 08:01

  주말에만 200차례 공습…‘아비규환’ 시리아 알레포

  한겨레신문 뉴스 / 등록 :2016-09-26 22:24


  어린이 등 100명 넘게 희생
  5년5개월 내전 중 최고강도
  미·러, 유엔서 서로 비난 충돌
  미·러, 유엔서 서로 비난 충돌

  지난 주말 새 시리아 북부의 고대 도시 알레포는 ‘아비규환’ 불지옥이나 다름없었다.

  시리아 내전의 최대 격전지인 알레포에선 이슬람권의 주말이던 23~24일 이틀 새에만 알레포 동부에 무려 200여 차례의 공습이 퍼부어져 100여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고 미국 <시엔엔>(CNN) 방송이 시리아 민방위대 ‘하얀헬멧’의 주장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얀헬멧의 활동가는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25일에도 공습이 이어져 60여명이 숨졌으며 여러 대의 구호 차량들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이번 공습에선 타격 지역을 불바다로 만드는 소이탄과 지하 시설물까지 뚫고 들어가 파괴하는 벙커버스터 등 초강력 폭탄들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반군의 공보매체인 <알레포 미디어 센터>의 무자히드 아부 알주드는 “어린이를 포함해 수십명이 무너진 건물 잔해 더미에 깔렸으나, 계속되는 공습 때문에 하얀헬멧 활동가들이 그들을 구출할 수도 없었다”고 참상을 전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일주일간의 임시휴전이 종료된 지난 19일부터 ‘알레포 탈환’ 작전을 선언하고 반군 지역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 새 공습은 5년5개월째 접어든 내전 중 가장 강도가 높고 무차별적인 집중공격이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5일 긴급회의를 열어 알레포 사태를 진정시킬 방안을 논의했으나, 서방과 러시아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아무런 행동 대책도 내놓지 못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알레포를 둘러싼 폭력에 기겁했다”며 “모든 당사자들이 악몽을 끝내기 위해 더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다.

  미국의 서맨사 파워 유엔대사는 “러시아의 지원과 행동은 대테러전이 아니라 ‘야만적 행위’”라며 “이제는 누가 공습을 하고 누가 민간인을 죽이고 있는지 말할 때”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영국의 매슈 라이크로프트 유엔대사도 “시리아 정권과 러시아가 알레포에 ‘새로운 지옥’을 펼치고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러시아의 비탈리 추르킨 유엔대사는 “시리아에 있는 수백개의 무장그룹이 시리아 영토 안에서 무차별적인 폭력을 저지르고 있으며, 이 때문에 평화 회복이 거의 불가능한 임무가 됐다”며 반군 세력 쪽으로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시리아의 바샤르 자아파리 유엔대사가 발언할 차례가 되자, 미·영·프 3개국 대표들은 시리아 정부에 항의하는 뜻으로 회의장 밖으로 나가버렸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시리아 내전이 일주일 동안 불안한 잠정휴전에 돌입했다


  시리아 내전이 12일 일몰로부터 일주일간 잠정 휴전에 들어갔다.

  미국과 러시아가 9일 도출한 잠정 휴전 합의에 따라 앞으로 일주일간 시리아군과 반군은 서로 적대행위를 중단한다. 알레포 등 포위지역에 인도주의 구호가 가능하도록 봉쇄가 해제된다. 시리아군은 알레포의 주요 보급로인 카스텔로로드 등을 열어야 한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알레포에서는 지난 40일간 격전으로 민간인 700명과 어린이 160명을 포함해 2천명 이상 사망했다. 반군 장악지역에 시리아군 전투기 비행이 제한된다.

  이번 잠정 휴전은 '온건 반군'에 대한 공격이 중단되는 것으로, 자바트 파테 알샴을 비롯한 '극단 반군'은 여전히 공격 대상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공동이행센터를 만들고, 극단 반군에 대한 공동 작전을 논의하게 된다. 앞서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시리아 현지시간 오후 7시(그리니치 표준시 16시)부터 적대행위를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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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교 축제 기간인 '이드(Eid)' 첫 날, 한 어린이가 물통에 물을 채우고 있다. 시리아 다마스쿠스, 2016년 9월12일. ⓒReuters


  이번 잠정 휴전이 제대로 이행되면 시리아정부와 반군 그룹은 유엔의 중재 하에 본격적인 평화협상을 시작한다.

  미하일 보그다노프 러시아 외교부 차관은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시리아정부와 반군 그룹 사이에 협상이 다음달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리아정부와 레바논 헤즈볼라반군 등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진영은 이번 휴전을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반군 그룹은 시리아군의 합의 이행을 보장할 장치가 미흡하다고 비판하면서 공식적으로 이행 의지를 표명하지 않았다.

  실제로 이날 오후까지 시리아군과 러시아군이 시리아 북부 반군지역을 공격한 것으로 전해져 반군의 불신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휴전에 들어가기 불과 몇 시간 전에 테러리스트들로부터 나라를 되찾아 재건하겠다는 다짐을 재차 했다.

  또한 반군에 대한 공격이 전면 금지된 것이 아닌 것도 순항을 낙관할 수 없는 요인이다.

  공격이 허용된 대표적 반군인 자바트 파테 알샴은 옛 자바트 알누스라로, 알카에다 시리아지부 역할을 하다가 올해 7월에 알카에다와 절연을 선언하고 개명했다.

  그러나 알레포를 중심으로 많은 반군 분파들이 여전히 알카에다 연계 세력과 손을 잡고 있어 반군 그룹을 분류하기 쉽지 않다.

반군에 대한 시리아군의 공습이 다시 반군의 보복으로 이어져 휴전이 깨질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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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 전투원들이 무기를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시리아 쿠네이트라, 2016년 9월10일. ⓒReuters


  실제로 반군 21개 분파로 구성된 한 무장조직은 9일 낸 성명에서 이번 휴전 합의를 따를 것인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으면서 알카에다와 연계된 무장세력을 공격 목표로 삼는 데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유엔과 국제사회는 임시 휴전이 내전종식의 '첫 단추'가 되기를 기대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유엔의 스타판 데 미스투라 시리아특사는 "아직 판단을 내리기는 성급하며,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언론에 밝혔다.

  영국의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IS)의 중동문제 전문가인 마이클 스티븐스 선임연구원은 소셜미디어 계정에 "이번 휴전협상이 내전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끝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휴전 돌입 직후 시리아 땅이 대체로 잠잠한 첫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알레포 주민들은 시리아 정부군 헬기가 통폭탄 공격을 하는 등 공습이 일부 발생했다고 말했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공습 대상이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휴전 첫날 시리아에서 위반 사례가 다마스쿠스 주에서 7건, 라타키아 주에서 4건 등 모두 11건 발생했다고 러시아 국방부의 시리아 내전 관련 중재사무소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사무소는 자이시 알이슬람, 아흐라르 알샴 등 위반 단체명을 거론하면서 "러시아와 시리아 공군은 휴전을 선언하고 러시아 및 미국 중재사무소에 위치를 알린 무장반군에는 공습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