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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게르트루트/ 헤르만 헤세

금동원(琴東媛) 2017. 4. 24. 21:32

 

 

『 게르트루트』

 헤르만 헤세 저/송영택 역 | 문예출판사

 

 

 

   책 소개

 

  헤세의 소설 중 가장 파란만장하고 드라마틱하며, 언어의 아름다움이 더할 나위 없이 빼어나게 구사된 작품
  이번에 문예출판사에서는 《페터 카멘친트》와 《수레바퀴 아래서》에 이은 헤세의 세 번째 장편소설 《게르트루트》를 출간했다. 《게르트루트》는 헤세의 소설 중에서도 가장 소설적인 구성을 갖추었다고 평가받는 음악 소설이다.

  헤세의 첫 번째 아내 마리아는 슈만과 쇼팽을 좋아했던 피아니스트였으며, 헤세는 아내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음악과 함께하는 삶에 녹아들었다. 《헤르만 라우셔의 유고》와 《청춘시집》의 성공으로 한창 문명(文名)을 드높이던 시기의 헤세는 대도시의 삶을 선택하는 대신 한적한 시골 마을 가이엔호펜에 농가를 빌려 전원생활을 시작했고, 시인, 화가, 음악가 등과 교류하면서 자연과 음악, 예술이 어우러지는 낭만적인 분위기 가운데 수작 《게르트루트》를 써냈다.

  스스로 자신의 소설이 “본래 소설이 아니라 영혼의 고백”이라고 평가하는 헤세지만 《게르트루트》는 가장 소설다운 구성을 갖춘 작품이다. 그러나 ‘고독한 예술가의 고백’이라 할 수 있는 《게르트루트》는 행복에 대한 의미 탐구, 삶에 대한 치열한 묘사와 고뇌라는 점에서 역시 헤세 자신을 묘사한 자전적인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아름다운 바이올린 선율처럼 펼쳐지는 청아한 언어의 향연 속에 연인에 대한 사랑과 삼각관계로 인한 절망이 그려지는 이 소설을 읽으며 독자 여러분은 젊은 시절의 고독과 방황, 인생의 참된 의미와 행복의 의미를 되씹어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소개

  Herman Hesse(1877~1962) 내면의 변화를 주제로 오랜 작품세계를 그려온 작가로 자기 탐구를 거쳐 삶의 근원적 힘을 깨닫게 되고 관조의 세계를 발견함으로써 자연과 인간을 순수하게 사랑하고 삶을 보다 깊이 이해해 나가는 모습들을 주로 그리고 있다. 1877년 남독일 뷔르템베르크의 칼프에서 출생하였다. 목사인 아버지와 신학계 집안의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1890년 라틴어 학교에 입학하고, 이듬해에 어려운 주(州) 시험을 돌파하여 마울브론의 신학교에 들어갔으나, 천성적인 자연아로 기숙학교의 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였다.

  1904년에 9세 연상의 피아니스트 마리아 베르누이와 결혼하고, 스위스의 보덴 호반(湖畔)의 마을 가이엔호펜으로 이사를 간다. 여기서 그는 시를 쓰는데 전념했고, 1923년에는 스위스 국적을 취득하게 된다. 초기의 낭만적 분위기의 시에서 변화가 일어난다. 인도 여행을 통한 동양에 대한 관심,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전쟁의 야만성에 대한 경험, 그리고 전쟁 중 극단적 애국주의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문학계의 비난과 공격, 아내의 정신병과 자신의 병 등 힘들어져가는 가정 생활 등은 그를 변하게 만든다. 그는 정신분석학에서 출구를 찾으려하는데 융의 영향을 받아서 이후로는 '나'를 찾는 것을 삶의 목표로 내면의 길을 지향하며 현실과 대결하는 영혼의 모습을 그리는 작품을 발표하게 된다. 

  1895년 낭만주의 문학에 심취한 헤세는 첫시집 『낭만적인 노래 Romantische Lieder』(1899)와 산문집 『자정 이후의 한 시간 Eine Stunde hinter Mitternacht』(1899)을 출판하게 된다. 특히 첫 시집『낭만적인 노래』는 R.M. 릴케의 인정을 받으면서 문단도 그를 주목하게된다. 그의 이름을 유명하게 하고 그에게 확고한 문학적 지위를 얻게 해준 것은 최초의 장편소설 『페터카멘친트 Peter Camenzind』(1904)였다.


  주요작품으로 현실의 무게는 수레바퀴 밑으로 그들을 밀어 넣지만 결코 짓눌려서도 지쳐서도 안 되는 소중한 청소년기에 청소년들이 겪는 불안한 열정과 미래, 방황과 좌절을 섬세하게 묘사한『수레바퀴 밑에서 Unterm Rad』(1906), 예술가의 내면세계를 그린 소설로 가수 무오토, 작곡가 쿤, 이들 사이에서 고민하는 게르트루트를 그린『게르트루트 Gertrud』(1910), 남성과 여성 속박과 자유 시민성과 예술성이 전편을 통해 끝없는 대립 상태로 이어지면서 결국은 주인공 베리구드가 나름대로의 자유를 얻게 되는 과정이 그려진 『로스할데 Rosshalde』(1914)와, 3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서정적인 『크눌프 Knulp』(1915)등이 있다.


  또한 정신분석학의 영향을 받아 자기탐구의 길을 개척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미안 Demian』(1919)은 신앙이 깊고 성결하며 예의바른 부모의 세계와 하녀, 장인들의 입을 통해 듣는 부랑자, 주정뱅이, 강도 등 악의 세계가 자신의 내면에서 대립되고 있어 위태로운 방황을 계속하던 주인공 싱클레어가 데미안이라는 수수께기 소년에 의하여 자기발견의 길로 인도되어 참된 자아를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당시 에밀 싱클레어라는 필명으로 발표되었으나, 비평가의 문체 분석에 의해 작가가 헤세라는 것이 판명되었다.

  주인공이 불교적인 절대경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싯다르타 Siddhartha』(1922) 또한 헤세를 말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진리는 가르칠 수 없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일생에 꼭 한 번 문학적으로 형상화하고자 했던 시도가 바로 이 작품으로서 불교적 가르침과 사상의 복음서라기보다는 헤세 자신의 세계관이 담겨 있다. 깨달음을 갈망하면서 가장 밑바닥의 자아를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속세의 쾌락과 정신적 오만을 초극하고 완성자가 되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943년 헤세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주었던 『유리알유희 Das Glasperlenspiel』는 1931년에 시작되어 1943년에 최종적으로 완성되었는데, 이 긴 성립시기는 나치시대와 일치한다. 히틀러로 상징되는 문화의 침체와 정신의 품위상실, 야만과 원시의 시대에 작가 헤세는 정신적인 봉사와 문화적인 삶을 추구하는 유토피아적 세계를 유리알 유희속에 세운다. 이 밖에 단편집·시집·우화집·여행기·평론·수상(隨想)·서한집 등 다수의 간행물이 있다.

  1962년 8월 9일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자기 실현을 위한 노력을 한시도 쉬지 않았던 그는 1946년 노벨문학상과 괴테상을 동시에 수상하기도 하였다.

 

 

  역자: 송영택

  서울대학교 문리대학 독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강사를 역임했다. 시인으로 등단해 활동하고, 문인협회 이사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시집 《나와 너의 목숨을 위하여》가 있고, 주요 번역서로는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릴케 《어느 시인의 고백》, 헤세 《데미안》, 《지와 사랑》, 《헤르만 헤세 시집》, 힐티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 쇼펜하우어 《삶과 죽음의 번뇌》, 레마르크 《개선문》 등이 있다.

 

 

 

  책 속으로

 

  이 세상에 음악이 있다는 것, 인간은 때때로 마음속까지 박자에 따라 움직이며 하모니로 가득 채워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내게는 언제나 깊은 위안을 주었으며 모든 생활의 의미를 긍정해주었다. 아, 음악! 한 선율이 네 마음에 떠오른다. 너는 소리도 없이 마음속으로만 그 선율을 노래한다. 네 몸과 마음은 그 선율에 젖어들어 온 힘과 움직임을 빼앗긴다. 그것이 네 마음속에 살아 있는 동안에는 네 마음속의 모든 우연한 것, 나쁜 것, 거친 것, 슬픈 것을 씻어버리고, 세계를 공명(共鳴)시키며, 무거운 것을 가볍게 하고, 마비된 것을 날아가게 한다. --- p.7

  인간이란 참으로 묘한 것이다. 이를테면 나는 충만된 희망의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때로 고독에 대해, 아니 그뿐만 아니라 지루하고 공허한 나날에 대해 이상하게도 희미한 베일 너머로 어렴풋이 느껴지는 듯한 향수에 젖었던 것이다. --- p.80

  그날 밤 나는 오랫동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열과 불안으로 괴로웠기 때문이 아니고, 내 봄이 다가오고 내 마음이 오랜 열정적 방랑과 겨울을 거쳐 올바른 길에 들어섰음을 알았기 때문에 눈을 뜬 채 잠을 청하려 하지 않았다. 희미한 밤빛이 방 안으로 흘러 들어왔다. 생활과 예술의 모든 목표가 남풍 부는 무렵의 청명한 언덕처럼 뚜렷하게 가까이 있었다. 내 생활에서 때로 아주 사라져버리는 소리와 숨겨진 박자를 전설적인 유년 시절에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남김없이 느낄 수 있었다. 감정의 이 몽상적인 명랑성과 압축된 충실성을 유지하고 응집시켜 이름 붙이고 싶을 때는 게르트루트라고 불렀다. 그 이름을 품고 이미 날이 샐 즈음에야 잠들었으나, 오래오래 잠을 잔 듯 이른 아침에 상쾌하고 원기 있게 일어났다. --- p.97

  그녀는 파랗게 야윈 얼굴로 바람 속에 안개처럼 흩날리는 이슬비를 냉정하고 엄연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꿈쩍 않는 뿌리 위에 자라 있는 싱싱한 나무처럼 꼿꼿하게 서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방어에 지나지 않았다. 이틀 후 자기 집에서, 그사이에 도착해 있던 무오트가 보낸 꽃상자를 열었을 때 그녀는 쓰러졌고, 그 뒤로 오랫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줄거리

 

  주인공 쿤은 학창 시절 불의의 사고로 불구자가 된 후 음악에 심취해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아가며, 아름다운 여인 게르트루트를 만나 격정적인 사랑에 빠진다. 주인공 쿤과 성악가 무오트, 게르트루트는 이로써 애증의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쿤의 연적이라 할 수 있는 무오트는 격정적이고 마성적인 인물로 고독에 굶주려 있다. 쿤이 사랑하는 여인 게르트루트는 고아하고 귀족적이며 자기 통제가 강한 고독한 영혼의 소유자로, 정반대 성격인 무오트에게 이끌려 그와 결혼한다. 주인공 쿤은 불구로 인해 한층 고독해졌으나 본디 일상생활에 순응해갈 수 없는 ‘불행한 예술가 타입’으로, 이처럼 사랑의 실패 후 수동적이고 자기 성찰적인 체념과 고독 속에서 인생을 살아나간다. 그러나 쿤은 이 같은 큰 고독과 절망 속에서도 음악의 세계에 전념하며 음악가로서 생의 의미를 찾는다

 

 

  ○게르트루트

  천사 | 2013-08-15/http://blog.yes24.com/document/7358710 

 

  이 책은 [데미안]으로 노벨문학상과 괴테상을 수상한 대문호 헤르만 헤세의 작품으로, 그의 소설 중에 가장 소설적이며 언어의 우아함이 가장 매력적인 작품이다. 저자 자신을 묘사한 자전적 소설로 삶에 대한 치열한 묘사와 고뇌가 담겨있다. 피아니스트였던 첫번째 아내의 영향으로 음악과 함께 하던 생활속에서 헤르만 헤세는 자연과 음악, 예술이 어우러지는 낭만적인 분위기 가운데 이 책[게르트루트]를 써냈다고 한다.


  어릴적부터 바이올린을 켜던 쿤, 음악을 직업으로 하기로 마음먹고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음악학교를 다니게 된 주인공 쿤.

학교를 다니며 좋아하는 여자 리디를 만나게되고, 리디의 요구로 인해 무리한 행동을 한 결과, 불의의 사고로 한쪽 다리를 절게되는 불구자가 된다.


  그로인해 쿤은 리디와의 사랑도 끝이나게되고 활발한 성격도 점차 소심해지며 고독의 시간을 갖게되는데...

  고독 속에서 음악의 구원을 받고, 작곡을 하기로 마음먹은 쿤은 바이올린 연주와 작곡으로 인해 위안을 받고, 오페라를 만들면서 명성을 얻어간다.

  우아한 자태와 품위있는 언행, 쿤을 매료시킨 노래 소리, 금발의 여인인 게르트루트를 열정적으로 사랑하게 되는데...

  하지만 쿤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고, 이 둘의 관계는 우정이라는 이름의 관계로 이어진다.


  게르트루트는 쿤이 아닌, 잘 나가는 오페라가수 무오트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한게된다. 무오트는 상류사회 젊은 부부인과 연애를 하고, 젊고 아름다운 여자들과 연애를 하는 남자로, 무오트의 부인은 2년 전에 자살을 했다. 쿤은 무오트가 자기멋대로이고 연인을 폭행했던 것을 알지만, 쿤의 곡을 인정했던 단 한사람으로 친구가 되었고, 쿤도 무오트를 사랑했기에 이 둘을 어쩔 수 없다.


  바람둥이 나쁜남자 무오트를 사랑한다는 게르트루트, 쿤이 아닌 나쁜남자 무오트를 선택한 게르트루트...

   하지만 무오트는 게르트루트를 사랑하여 결혼하여도 무오트의 행동은 변하지 않았다. 이 둘의 결혼 생활은 무오트의 자살로 끝이나는데...

  오랜 세월이 지나도 게르트루트를 향한 쿤의 마음은 변하지 않지만 둘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고 마지막까지 우정이라는 관계로 함께한다.


  <지나치게 행불행을 따지는 것은 아주 어리석은 일이다.

내 생에서 가장 불행한 시절이라 해도 그것을 내버리기란 갖가지 즐거웠던 시절을 내버리기보다 더 괴로운 일이기 때문이다.>

<외적인 운명은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피할 수 없이 신의 뜻대로 내려져 지나버렸다 하더라도,

내적인 운명은 나 자신이 만들었으므로 달든 쓰든 당연히 내 것이며 거기에 대해서는 나 혼자서 책임을 지려고 한다..>


  이렇게 첫 페이지에서부터 던지는 말들이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말들이라 순간순간 멈칫멈칫하며 읽었다. 빠르게 읽고 넘어갈 수 없는 낭만적인 문체들과 잘 표현된 심리묘사들이 가득하다. 낭만, 고독함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사랑의 삼각관계로 이루어진 인생이지만, 작곡가로서 성공한 삶을 사는 주인공은 오랜세월의 사랑에는 실패하였지만, 우정은 영원하다. 그것만으로도 불행한 삶이 아니라는데 나이가 들어 지난 과거를 회상했을 때 지나왔던 시련과 역경들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 당시에는 너무도 힘들고 애틋하고 간절한 사랑이었을테지만, 나이가 들어 그렇게 위안받으며 과거를 바라볼수 있을까 생각해본다